Problem을 Question으로 바라봐야 하는 이유

05. 비전공자가 자료구조 Term Project 1등을 한 이유

by 홍홍

우리는 현실에서 다양한 문제들을 맞닥트리게 된다. 그리고 그 문제는 대부분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펼쳐지게 된다. 하지만 그 문제를 단순히 Problem으로 주저앉느냐, 아니면 Question으로 해결하려 하느냐는 많은 차이가 있다.

16년 2학기에 컴퓨터공학과 수업을 하나 들으면서 생긴 일화를 말하고자 한다. 비전공자들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다.


컴퓨터공학 전공자들이라면 반드시 거쳐야 할 악명 높은 과목이 있다. '자료구조'라고 프로그래밍을 할 때 가장 근간이 되는 과목이며, 우리가 쓰고 있는 시스템에 짜여진 코드에 뼈대를 이루고 있는 중요한 과목이다. 자료구조를 안쓰는 개발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과목을 처음 들어보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정말 쉽지 않다. 내용 이해도 어려운데, 갑자기 짜야 하는 코드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또 자료구조를 활용하여 프로젝트까지 해야한다.


다른 학교도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우리 학교 자료구조는 매주 제출해야 하는 과제는 기본이고, 중간 / 기말에 각각 한번씩 제출해야 하는 프로젝트 과제도 있으며, 중간고사 / 기말고사는 또 따로 있었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퀴즈도 봤던 것 같다. 마치 다른 과목에는 과제는 있지만 프로젝트가 없고, 어떤 과목은 시험을 프로젝트로 대체하기도 하는데, 이 과목은 다른 모든 과목을 다 합쳐 놓은 무슨 종합본 같았다.


나 역시 전 과목을 통틀어서 자료구조라는 과목이 제일 힘들었다. 대부분 대학에선 과제하거나 프로젝트할 때 친구들과 같이 의논해서 하지만 아쉽게도 난 컴공과에 친구도 없었다. 주 전공인 산업경영공학과에는 친구, 선후배들이 많았지만, 컴퓨터공학과에는 난 낯선 사람이었다.

프로젝트가 학점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 이제 막 코딩의 세계로 걸음마를 뗀 나에게 프로젝트는 너무 어렵고, 외로운 싸움이었다. 다행이었던 것은 당시에 교수님이 어렵거나 막히는 문제가 있으면 조교한테 찾아가라고 했었고, 나는 내가 막혀 있는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조교를 찾아갔다. 조교는 정말 친절하게 하나부터 차근차근 설명해줬다.


프로젝트 내내 막히는 부분이 있고 해결이 안될때마다 조교를 찾아갔다. 한 5번쯤 찾아갔을까? 한 번은 궁금해서 조교한테 물어봤다.


나 : "여기 혹시 저말고 이렇게 질문하러 오는 학생 많지 않나요?"

조교 : "아뇨, 학생밖에 안와요. 대부분 친구들끼리 모여서 하지 학생처럼 오는 사람은 없어요."


어려운 과목이니깐 학생들이 많이 올줄 알았는데, 한명도 안오다니.... 난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하기로 했다.

나 혼자 물어본다면 오히려 차별성을 갖춰 큰 무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 뒤로도 한 5~6번 더 찾아가서 모르는 부분을 끊임없이 물어봤다. 아!!! 그렇다고 해서 아무것도 안하고 물어보진 않았다. 그렇게 물어보고 다시 연구실에 들어가 코드를 짜보고, 아무리 해도 안되면 또 다시 물어보러 가기를 반복했다. 몇 번은 하도 안풀려 점심, 저녁을 먹으면서도 "아 혹시 이렇게 하면 되려나??" 라고 생각을 계속 하면서 밥을 먹기도 했다. 한두번은 그 당시 여자친구랑 밥먹다가 계속 오류 생각만 해서 혼나기도 했었다. 거의 병 수준이었다. 그때 그 시간을 회상해보면 이 과목만큼 내가 열심히 했던적도 없었던 것 같다.


막상 최종 발표때 보니, 대다수의 학생들이 교수님께 지적을 받았다. 그 중 상당수는 교수님께서 요구한 기본적인 기능조차도 구현하지 않았다. 60명이 넘는 학생들 속에서 내 기억으론 나랑 다른 친구 한명만 칭찬을 들었던 것 같다. 그렇게 기말고사도 다 끝나고 성적을 확인했더니 A+를 받았다. 내가 6학기만에 받아보는 첫 A+였다. 산업경영공학과에서도 못 받아본 A+를 여기서 받다니.. 이때만큼 기분 좋았던 순간도 없었던 것 같다.


기회가 가까이 있을 때 우리는 기회를 이용해야 한다. 기회가 도우려 할 때, 그 기회를 끝까지 활용해야 한다. 살면서 문제가 없는 세상은 없다. 나 역시 4년째 기획 업무를 하면서 모든 프로젝트가 매끄럽게 진행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항상 문제가 안생기게 하려고 시작 전에 검토를 이것저것 하지만, 문제는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끊임없이 찾아와 괴롭힌다. 지만 문제가 생기면 그것을 문제라 생각해 더이상 하지 않고 주저앉는 사람이 있는 반면, 끊임 없이 질문을 던져 가며 해결책을 찾아가는 사람이 있다. 해결책을 찾다 보면 또 생각지도 않는 곳에서 기회가 찾아와 주변의 도움을 받고 좋은 결실을 맺게 된다. 이게 바로 Problem과 Quesion의 차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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