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4-1학기,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친구를 만나다.
나는 삶에 있어 '운'의 영향력은 크다고 믿는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어떤 것을 준비하고 좋은 결과를 얻는 과정은 순수히 나의 힘만으로는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려울 때마다, 좋은 선배들이 나타났고, 나의 문제점을 지적해주는 동기들이 나타났으며, 때로는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기회가 찾아왔기 때문이었다. 인턴을 합격할 수 있었던 이유도 우연한 곳에서 친구를 만났기 때문이다.
당시, 난 학교생활과 인턴 준비 뿐만 아니라 대외 활동도 같이 병행하고 있었다. SOPT라는 IT연합 벤처 창업 동아리였는데, 다양한 학교의 친구들이 모여 실제로 기획을 하고 어플 개발까지 하는 유익한 동아리였다. 당시 동아리에서는 조를 임의로 꾸려, 친구들과 친분을 쌓을 번개 모임 미션을 주었다. 우리는 `17. 3/31, 금요일날 강남역에서 약속을 잡았다.
문제는 3/29일, 수요일날 내가 지원한 대기업에서 서류 발표가 났는데, 그게 합격을 해서 인적성 준비를 하라는 것이었다. 이미 2개를 앞에서 떨어졌던 터라 당연히 합격이 안될줄 알고 약속을 잡은 거였는데, 서류가 합격해버린 것이다. 인적성 시험은 우리 번개 모임 다음날인 4/1일 토요일이었다.
당연히 번개모임을 취소하고 인적성 준비를 하는 것이 정상인데, 난 금요일날 번개 모임을 나갔다. 첫 술에 배부르랴... 인적성에 큰 기대를 안했던 것도 사실이고, 3일 동안 인적성을 죽어라 풀어보니 더 풀어봤자 큰 의미가 없을거 같아서였다. 그냥 시간을 재가며, 반드시 풀어야할 유형, 풀지 않을 유형을 정리하고, 모임에 나갔다.
이때 내 취업에 큰 변화가 일어난 사건이 생겼다. 바로 그 6명의 번개모임 중에서 바로 전 기수에 내가 지원한 회사에서 인턴을 하고 정규직을 전환한 친구를 만난 것이다. 너무나도 신기한 일이었다. 200명 가까이 된 대외 활동에서 6명씩 조를 짜는데, 하필 그 6명중에 한 명이, 내가 지원한 회사에 인턴을 했던 친구라니.. 인생은 우연으로 만들어진 기적의 연속이라는게 정말 딱 맞아떨어진 순간이었다.
이 친구는 내가 인적성을 망한 다음날에도 고생했다고 말을 아끼지 않았고, 아직 모르는 거라고 격려를 많이 해주었다. 그리고 이 친구 말대로 인적성을 합격하고, 면접 준비를 하는데도 계속 도와주었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회사 소개 자료, 면접 준비 자료 등 모든 자료를 다 공유해주었다. 뿐만 아니라 내가 궁금한 내용에 대해서도 1시간 넘게 통화를 하며, 면접 때 중요한 부분, 질문 유형, 면접관 구성 등을 모두 조언해주었다.
그리고 면접때도 난 어김없이 망했다 생각했지만, 이 친구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 하면서 결과는 나와봐야 안다는 격려의 말을 계속 해주었다. 그리고 정말 그 친구의 말대로 합격할 수 있었다.
사람 인연이라는 게 참 신기했다. 정말 우연히 만나게 된 사이고, 사실 이렇게까지 안 도와줘도 되는데 마치 자기 일마냥 진심을 다해 도와주는게 너무나도 감사할 따름이었다.
비록 이 친구는 현재 다른 회사를 다니고 있고, 얼굴을 보기도 힘들지만 종종 연락은 하고 지낸다. 성공률을 낮지만, 항상 누구 소개시켜줄 사람 있냐고 서로 연락을 하면서 지낸다. 지금은 각자가 자기 일을 하느라 바쁘게 지내고 있지만, 아직도 내 마음 한 켠에는 그때의 감사함과 고마움을 생각하곤 한다.
정말, 사람은 혼자서는 할 수 없으며, 삶에 있어서 운의 영향력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