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4-1학기, 주변 사람의 도움으로 '이런 것'까지 해보았다.
나는 늘 내가 인턴을 합격할 수 있었던 이유로 '운'과 '절실함'을 이야기 한다. '운'은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바로 전 기수 때 인턴 합격을 한 사람을 만난 것이고, 절실함은 어떻게든 합격하고 싶은 나의 마음이었다.
처음 대기업에서 서류 합격과 인적성 날짜를 통보받은 그 날, 나에겐 3일의 시간이 있었다. 서류 합격 통보를 받자마자 인적성 책을 사서 중앙도서관에서 하루하루를 보냈다. 학과 수업만 듣고, 나머지 시간은 중앙도서관에서 문제를 푸는데 시간을 보냈고, 결과적으로 수목금 3일동안 책 한권을 다 풀었다. 책도 두꺼웠고, 처음부터 다 풀 생각은 없었지만, 그냥 집중에서 풀다 보니 다 풀었다. 물론 풀면서 나만의 노하우도 쌓았다. 바로 버리는 것이었다. 인적성은 어떻게 보면 시간과의 싸움이었기에 푸는데 오래 걸린 유형은 과감히 버렸다. 전략적으로 시간 안배를 철저히 해가지고 갔다. (그러고는 인적성 하루 전날 대외활동 번개 모임에 나갔다...ㅎㅎㅎ 지금 생각해봐도 분명 제정신은 아니다ㅎㅎㅎ)
면접 준비는 시간은 넉넉했지만, 시험 기간이었다. 면접 당일날에도 시험이 있었고, 전날에도 시험이 있었다. 예전부터 느끼는 건데 항상 힘든 일은 동시에 찾아온다. 이런 식으로 날짜를 잡은 회사랑 학과 교수님이 원망스럽기도 했지만, 면접을 보러 오는 친구들 모두 같은 상황이었기에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었다.
당시 전 기수에 인턴 합격을 한 친구의 도움 덕분에, 나도 그 친구가 준비했던 것처럼 똑같이 준비했다. 회사 인재상에 맞는 키워드를 적고, 그 키워드에 맞는 나의 경험, 고민, 생각, 느낀점들을 정리해나갔다. 그렇게 정리하니 한 20페이지 정도의 분량이 되었다. 그리고 미리 취업을 경험한 13학번 후배, 내 동기 여자애한테도 물어보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래도 내 생에 첫 기업 면접이었기 때문에 모든게 걱정이 되었고, 스트레스는 쌓여갔다.
한 일주일 쯤 남았던 때에, 당시 내 여자친구가 연락을 했다. 자기가 알바하는 사장님 남자친구가 S회사 인사팀에 계신데 한 번 도움을 받지 않겠냐고. 그래도 혼자 준비하는 것보단 한 번 만나보면 뭐라도 도움되지 않겠냐고 하면서. 그 사장님이라면 나도 잘 알고 있었다. 맨날 여자친구 알바 끝날 즈음에 내가 그 카페로 데리러 갔기에 자주 인사하는 사이였다. 시험공부와 면접 준비를 병행하던 난 항상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지만, 당시 나의 걱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도와주는 여자친구였기에 알겠다고 했다.
다시 시간을 쪼개어 궁금한 내용을 A4 2장 정도로 정리해서 그렇게 여자친구의 알바 사장님 남자친구분을 만났다. 그리고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내 생각과 궁금한 사항들은 한 시간 동안 물어봤고, 사장님 남자친구 분은 인사팀 입장에서, 본인 입장에서 플러스가 될 말들, 마이너스가 될 말들을 솔직하게 이야기 해주셨다. 당시 여자친구와 그 사장님의 도움으로 인사팀 직원을 만났기 때문에 오히려 생각이 정리가 되었다.
이제 남은 시간동안 낮에는 시험공부, 밤에는 연구실에서 면접 준비를 병행해가면서 했다. 아직 4-1학기이고 둘 중 하나라도 버릴 순 없기에 같이 준비했다. 연구실에서 주변의 도움과 조언을 통해 만들어진 자료를 달달 외웠고, 연구실에 있는 직사각형의 거울을 보며 연습을 했다. 남은 시간동안 이미지 메이킹을 하였다. 그래도 불안하기에 새벽에도 남아서 한 번 더 읽어보고, 한 번 더 거울을 보며 계속 연습했다.
물론 면접 때는 내가 준비한 것에 반도 얘기하지 못했다. 학교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실망감과 허망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지만, 오후 3시에 전공 시험이 기다리고 있어서 그럴 새도 없었다. 3주 뒤, 시험도 다 끝나고 발표가 났다. 결과는 예상과 다르게 합격이었다. 정말 기뻐서 바로 부모님한테 전화를 드렸던 기억이 난다.
나는 내가 정말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좋은 인간관계 덕분에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또 이 좋은 사람들 덕분에 그 좋은 사람들의 주변으로부터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이런 좋은 사람들 덕분에 나 역시 절실함이 생겼다. 항상 힘들 때마다 기가 막히게 마치 우연처럼, 주변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