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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에 비즈니스는 처음이에요

헤오씨의 세계 여행 - Travelog 14. 타이항공 비즈니스

by Heosee Feb 04. 2025

"대한항공 이코노미만 해도 좋았는데 타이항공 비즈니스 좌석은 신세계다."


*이번 이야기는 인생 첫 비즈니스를 타는 40대 아저씨의

인천(ICN)-방콕(BKK) 타이항공 비즈니스 이야기입니다.

Travelog 13. 부다페스트 in 헝가리



2024년 7월 어느 날.

드디어 유럽으로 떠나는 날

맘껏 들뜬 어느 새벽 6시, 인천 공항버스에 몸을 오른다.

헤오(Heo) : 어제와 다르게 새벽 공기가 이리 달콤할 수 있나?

버스를 타고 가는 건 같은데 목적지가 달라서일까?


오늘을 위해서 모으고 모은 재화 2가지.

1. 아시아나 항공 10만 마일리지!

그걸로 어렵게 어렵게 비즈니스 좌석을 티겟팅했다.

타이항공 비즈니스 + (1일 레이 오버) +  에바항공 비즈니스

 

2. 막가는 마음 + 혼자 떠날 용기!

무작정 휴가를 길게 던지고 나오긴 했는데 휴가 뒤 날 잡아먹을 눈빛들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아득하긴 하다.

헤오: 우선 가는 나는 오늘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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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오: 크으 이게 웬일~

비즈니스 체크인! 두고두고 기억될 일이니 사진 한 장 찰칵!


이번 생애 첫 비즈니스라 떨렸다. 매번 하던 비행기 체크인이지만

오늘은 특별하게 비즈니스 라인에서 "보란 듯이~" 체크인을 할 예정.

나를 부러운 시선으로 볼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는데~


근데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너무 아무도 없네.

역시 사람은 심보를 곱게 써야 한다는 교훈을 얻는다.




타이항공 TG657편

지상 승무원 : 탑승을 시작합니다. 일등석 및 비즈니스 좌석 손님은 탑승 부탁드립니다.

헤오 : 저요! 저요!


인생 처음으로 10등 안으로 비행기를 타본다.

헤오 : 우왓! 우와!  싸와디캅~~ 코쿤캅~~

되지도 않는 태국어를 승무원에게 남발했다. 유럽 여행 가면서 비즈니스를 탈거라고는

전혀 생각 못해봤기에 이 상황이 그저 "내가 잘 버텼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고작 비즈니스 한번 타는 걸로..


헤오 : 이게 비즈니스 좌석이구나~ 우와 우와 발도 뻗어진다! 인생 성공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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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 : 탑승을 환영합니다. 웰컴 드링크로 무엇을 준비해 드릴까요?

헤오 : (유튜브 보면.. 샴페인을 먹으라 했지,

(아는 척~) 로랑 페리에 있나요? 샴페인으로 주세요. 비싼 걸로 두 잔 가져다주세요.

승무원 : 네 알겠습니다.

평소에는 거 뜰 떠 보지도 않는 샴페인을 한 잔 두 잔 연거푸 들이마셨다.

역시 샴페인은 맛은 모르겠고 땅콩에 있어서 만큼은 맛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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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고 못사먹을 로라앙 페리에.




비즈니스 좌석은 누워가는 게 다가 아니다.  비즈니스의 꽃은 코스요리다!

조금 쉬고 있으니 테이블보를 세팅해 주고 코스 요리를 차례차례 서빙하기 시작한다..


헤오 : 태국 하면 해산물이지! 엇 가끔은 랍스터도 나온다고 하네?

미리 주문해 둔 Seafood Meal,  

내 인생이랑 친하지 않았던 랍스터가 나오길 기대하며 미리 신청했다.

알 수 없는 이상한 생선 요리 등장!

실패!...

헤오: 그저 이 높은 상공에서 칼질 한번 해본 걸로 만족하자.

카나페인가? 전식이라니!!카나페인가? 전식이라니!!
퍽퍽한 연어살? 차가워 별로였음퍽퍽한 연어살? 차가워 별로였음
따뜻한 대구살? 그리고 짭조름한 크림 스파게티따뜻한 대구살? 그리고 짭조름한 크림 스파게티


본식이 끝나갈 때쯤 쉬지 않고 디저트가 나오기 시작한다.

이미 배는 불러왔고 나의 작은 위는 버겁기 시작했다

헤오 : 어떻게 이걸 다 먹는 거지? 촌놈이 부자 따라 하려고 하니 고생하는구먼.

그래도 어떻게 얻은 비즈니스 좌석인데 디저트 맛은 봐야지.

한 톨이라도 남기면 안 된다는 절약 정신에 꾸역꾸역 먹는다.  치즈와 포도, 피칸.. 꾸역꾸역

또 머가 나와? 스무디인가? 아이스크림인가?  

와 진짜 배가 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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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한계 용량은 이미 넘은 지 오래다. 라운지도 들려서 먹고 왔던 지라

 FSC(풀 서비스 캐리어) 항공사를 타면 맥주만 겁나 달래서 죽도록 먹었는데..

이번에는 맥주도 포기다.


헤오: 비즈니스 좌석 하면 라면도 끓여준다던데..  나 먹을 수 있을까?

끄억 끄억 되고 있으니 친절하게 콜라를 가져다준 승무원.

땡큐라고 하면 될걸 아는 척한 답시고 "싸와디캅~(안녕하세요)"이라고 답을 해버리니

승무원은 썩소를 지어주며 지나간다.  그 미소란~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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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도 꺼주고 우선 먹을 만큼 먹었으니 누워봤다. 누워갈 수 있는 좌석도 누려야 하니  

그런데 180도로 눕혀지는 좌석이 딱히 편하진 않다. 눕고 나니 잔 진동도 느껴지고

그리고 나선... 체했다.

비즈니스조차 거부하는 몸뚱이인가... 뱁새가 황새 따라가려니..  

"넌 이코노미 팔자야 얌마" 라고 하는 듯이 멀미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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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는 둥 마는 둥, 술을 먹은 뒤라 소화제도 못 먹고 일어나 서성이다 그렇게 5시간의 비행이 끝났다.

그렇게 내겐 익숙한 이코노미 보다 낯선 비즈니스 좌석이었다.

이게 기대하고 고대하던 인생 첫 비즈니스 좌석 탑승 경험이라니..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고 돈도 써본 놈이 잘 쓰는 거다."

"앞으로는 욕심부리지 말자."  

"비즈니스 탈 돈으로 소화제나 사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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