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오씨의 세계 여행 - Travelog 14. 타이항공 비즈니스
"대한항공 이코노미만 해도 좋았는데 타이항공 비즈니스 좌석은 신세계다."
*이번 이야기는 인생 첫 비즈니스를 타는 40대 아저씨의
인천(ICN)-방콕(BKK) 타이항공 비즈니스 이야기입니다.
Travelog 13. 부다페스트 in 헝가리
2024년 7월 어느 날.
드디어 유럽으로 떠나는 날
맘껏 들뜬 어느 새벽 6시, 인천 공항버스에 몸을 오른다.
헤오(Heo) : 어제와 다르게 새벽 공기가 이리 달콤할 수 있나?
버스를 타고 가는 건 같은데 목적지가 달라서일까?
오늘을 위해서 모으고 모은 재화 2가지.
1. 아시아나 항공 10만 마일리지!
그걸로 어렵게 어렵게 비즈니스 좌석을 티겟팅했다.
타이항공 비즈니스 + (1일 레이 오버) + 에바항공 비즈니스
2. 막가는 마음 + 혼자 떠날 용기!
무작정 휴가를 길게 던지고 나오긴 했는데 휴가 뒤 날 잡아먹을 눈빛들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아득하긴 하다.
헤오: 우선 가는 나는 오늘 행복하다.
헤오: 크으 이게 웬일~
비즈니스 체크인! 두고두고 기억될 일이니 사진 한 장 찰칵!
이번 생애 첫 비즈니스라 떨렸다. 매번 하던 비행기 체크인이지만
오늘은 특별하게 비즈니스 라인에서 "보란 듯이~" 체크인을 할 예정.
나를 부러운 시선으로 볼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는데~
근데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너무 아무도 없네.
역시 사람은 심보를 곱게 써야 한다는 교훈을 얻는다.
타이항공 TG657편
지상 승무원 : 탑승을 시작합니다. 일등석 및 비즈니스 좌석 손님은 탑승 부탁드립니다.
헤오 : 저요! 저요!
인생 처음으로 10등 안으로 비행기를 타본다.
헤오 : 우왓! 우와! 싸와디캅~~ 코쿤캅~~
되지도 않는 태국어를 승무원에게 남발했다. 유럽 여행 가면서 비즈니스를 탈거라고는
전혀 생각 못해봤기에 이 상황이 그저 "내가 잘 버텼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고작 비즈니스 한번 타는 걸로..
헤오 : 이게 비즈니스 좌석이구나~ 우와 우와 발도 뻗어진다! 인생 성공했네!
승무원 : 탑승을 환영합니다. 웰컴 드링크로 무엇을 준비해 드릴까요?
헤오 : (유튜브 보면.. 샴페인을 먹으라 했지,
(아는 척~) 로랑 페리에 있나요? 샴페인으로 주세요. 비싼 걸로 두 잔 가져다주세요.
승무원 : 네 알겠습니다.
평소에는 거 뜰 떠 보지도 않는 샴페인을 한 잔 두 잔 연거푸 들이마셨다.
역시 샴페인은 맛은 모르겠고 땅콩에 있어서 만큼은 맛집이다!
비즈니스 좌석은 누워가는 게 다가 아니다. 비즈니스의 꽃은 코스요리다!
조금 쉬고 있으니 테이블보를 세팅해 주고 코스 요리를 차례차례 서빙하기 시작한다..
헤오 : 태국 하면 해산물이지! 엇 가끔은 랍스터도 나온다고 하네?
미리 주문해 둔 Seafood Meal,
내 인생이랑 친하지 않았던 랍스터가 나오길 기대하며 미리 신청했다.
알 수 없는 이상한 생선 요리 등장!
실패!...
헤오: 그저 이 높은 상공에서 칼질 한번 해본 걸로 만족하자.
본식이 끝나갈 때쯤 쉬지 않고 디저트가 나오기 시작한다.
이미 배는 불러왔고 나의 작은 위는 버겁기 시작했다
헤오 : 어떻게 이걸 다 먹는 거지? 촌놈이 부자 따라 하려고 하니 고생하는구먼.
그래도 어떻게 얻은 비즈니스 좌석인데 디저트 맛은 봐야지.
한 톨이라도 남기면 안 된다는 절약 정신에 꾸역꾸역 먹는다. 치즈와 포도, 피칸.. 꾸역꾸역
또 머가 나와? 스무디인가? 아이스크림인가?
와 진짜 배가 부르다.
위의 한계 용량은 이미 넘은 지 오래다. 라운지도 들려서 먹고 왔던 지라
FSC(풀 서비스 캐리어) 항공사를 타면 맥주만 겁나 달래서 죽도록 먹었는데..
이번에는 맥주도 포기다.
헤오: 비즈니스 좌석 하면 라면도 끓여준다던데.. 나 먹을 수 있을까?
끄억 끄억 되고 있으니 친절하게 콜라를 가져다준 승무원.
땡큐라고 하면 될걸 아는 척한 답시고 "싸와디캅~(안녕하세요)"이라고 답을 해버리니
승무원은 썩소를 지어주며 지나간다. 그 미소란~ 훗.
불도 꺼주고 우선 먹을 만큼 먹었으니 누워봤다. 누워갈 수 있는 좌석도 누려야 하니
그런데 180도로 눕혀지는 좌석이 딱히 편하진 않다. 눕고 나니 잔 진동도 느껴지고
그리고 나선... 체했다.
비즈니스조차 거부하는 몸뚱이인가... 뱁새가 황새 따라가려니..
"넌 이코노미 팔자야 얌마" 라고 하는 듯이 멀미도 한다.
자는 둥 마는 둥, 술을 먹은 뒤라 소화제도 못 먹고 일어나 서성이다 그렇게 5시간의 비행이 끝났다.
그렇게 내겐 익숙한 이코노미 보다 낯선 비즈니스 좌석이었다.
이게 기대하고 고대하던 인생 첫 비즈니스 좌석 탑승 경험이라니..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고 돈도 써본 놈이 잘 쓰는 거다."
"앞으로는 욕심부리지 말자."
"비즈니스 탈 돈으로 소화제나 사 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