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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A Feb 27. 2024

패티 보이드 사진전 2

전시장에 비가 샌다고???

팝 역사상 가장 유명한 뮤즈 패티 보이드

비틀즈 멤버 조지 해리슨과 에릭 클립튼의 사랑을 받은 사람

그냥 존재 자체로 전설인 그녀는 생각보다 굉장히 나이스하고 사랑스러운 사람이었다.


일정 상 전시 오픈일자 방문이 어려워 전시 오픈 한 달 전에 한국을 방문한 그녀는 전시를 홍보하기 위한 모든 프로모션에 그렇게 성실하게 적극적으로 도와줄 수가 없었다.

강남 모처에서 진행한 기자 간담회에 나는 한국 관계자 대표로 그녀에게 중전마마 한복을 선물하였는데 진심으로 기뻐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게다가 배철수의 음악 캠프 출연 및 TVN 어쩌다 어른 출연 등 체력적으로 어려웠을것 같은데도 전부 적극적으로 함께해주어 그렇게 으쓱할 수가 없었다. 내가 뭔가 컨텐츠를 진행한 이 후로 이렇게까지 잘 도와준 아티스트가 있었나 싶을 정도였다.

기자 간담회였는지 생일 파티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잊혀지지 않는 그녀의 대답이 있었는데, 누군가 비틀즈가 해체한 이유가 진짜 요코 때문이냐고 물었다. 항상 미소가 늘 번져있던 그녀의 얼굴에 미소가 사라지며 요코가 그정도의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대답이 단호하게 흘러나왔다.

정말 너무도 단호하여 그녀가 요코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

프리 프로덕션이 이렇게나 순조로운데 전시는 당연히 잘 될거라고 생각한 건 정말 무모하기 이를데 없는 생각이었다. 이러한 프리 프로덕션과 전시 오픈 사이에 1개월의 간극이 있었고 그 간극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 간과해서는 안됐다. 대중이 얼마나 잘 잊어버리는지 그리고 대중이 잊어버린 무언가를 다시 떠울리게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 그때 왜 내가 잊어버렸을까....세월호 때 분명히 경험했으면서 말이다.


전시가 시작되고 전시 홍보는 제로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 되었다. 그것은 정말 고통스러운 상황이었다. 그래도 우리에겐 전시 기간이 짧지 않으니 어떻게든 노력하면 될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느낌표 2개)

생각지도 못한 일이 발생했다.

전시 중 같은 에스팩토리이긴 하지만 동을 바꾸는 일이 발생하였다. 그러다보니 또 전시장 문을 닫고 공사하고 재오픈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또 중간에 간극이 생겨버린 것이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었다. 진짜 사랑스러운 그녀의 스토리가 가득한 이 좋은 컨텐츠를 이대로 수많은 컨텐츠 중 하나가 되게 할 수는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은 다 해 봐야겠다고 생각했고 진짜로 그렇게 노력했다.


그런데!!!(느낌표 3개)

정말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 발생했다.

7월 어느 날 전시장에 비가 샌 것이다. 적당히 조금(그렇더라도 이해가 안되지만)이 아니라 정말 많은 양의 물이 들어차서 관계자 전부가 나서서 물을 퍼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2011년이었나 예술의전당 우면산 산사태로 전시장에 일부 비가 들어찼던 적이 있었다고는 하지만(그 때 당시 오르세 미술관전을 진행중이었어서 좋은 회화 작품이 항온항습에 민감한 것 때문에 큰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전시장에 비가 잔뜩 새서 물을 퍼내야 할 정도의 이런 사건이 내가 전시를 한 이후로는 없었다. 

전시장에 비가 새다니..그것도 서울시내 한 복판 핫플레이스가 가득한 성수동에서 핫플레이스 중 하나인 에스팩토리에서!!


세상엔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것이 더 많구나. 뼈저리게 느꼈다.

그리고 특히나 흥행 사업은 운도 실력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날씨도 장소도 아무튼 뭐든 다.


그래서 나는 점점 더 흥행 사업에 대해 모르겠다. 어렵다.

하지만 항상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컨텐츠는 존재하고 진짜 좋은 컨텐츠임에도 외면받는 경우가 있다.

그걸 보는 눈을 기르는 것이 기획자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 평생 해야 할 공부이고 숙제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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