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 실시 설문투표

담임의 책임

by 당신과지금여기에

#현장체험학습 거부


2022년 11월 강원도 속초시의 한 테마파크에서 초등학교 현장 체험학습 중 발생한 사고로 담임교사가 형사 책임을 인정받아 유죄 판결을 받았다. 당시 학생 한 명이 대열에서 이탈해 버스에 치이는 사망 사고가 발생했으며, 재판부는 담임교사가 학생들의 안전을 충분히 주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고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된 것이다. (교사가 형사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바로 파면 또는 해임되며 어린이 관련 기관에 일정기간 동안 재취업할 수 없게 된다.) 이 판결로 인해 교사들의 주의 의무와 책임 범위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으며 체험학습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즉, 안전사고가 나면 교사책임이라는 것이다. 이런 위험부담을 안고 현장체험학습을 가야 할까? 특히나 수학여행은 준비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교사들에게 많은 행정적 부담을 준다. 가뜩이나 매년 절차와 조건들이 까다로워져 교사들이 추진하기 어려워지는데 판례가 생겨버린 것이다. 나는 교사이기도 하지만 학부모로서 완전하진 않지만 두 가지 관점에서 생각해 볼 때, 현장체험학습의 질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현장체험학습 사고의 위험과 책임보다는 현장체험학습(수학여행)이 가지는 교육적 가치에 대해서 먼저 고민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학여행修學旅行

교육 활동의 하나로서 교사의 인솔 아래 실시하는 여행. 학생들이 평상시에 대하지 못한 곳에서, 자연 및 문화를 실지로 보고 들으며 지식을 넓히도록 한다.


수학여행의 수학은 수학능력 시험의 수학과 뜻이 같다고 한다. 즉 학문을 갈고닦는(?) 여행이다. 수학여행이 찐 의미를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의 (내가 살고 있는 동네) 수학여행은 도시 문화( 서울, 경복궁, 청와대, 에버랜드 등)를 친구들과 같이 체험해 보는 게 전부이다. (물론 친구들과 함께 가본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 가정현장체험학습이 학교에서 가는 현장체험학습의 질을 넘은 지 오래다. (물론 모든 가정에서 가족여행을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평균적으로 이야기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 10여 년 동안 담임선생님과 친구와 가는 이점! 그 하나로 여태껏 현장체험학습이 끈질기게 이어진 것 아닌가 생각해 본다. 하지만 그것도 삭막해졌다. 법대로 책임을 묻는다. 안전벨트 착용하라고 이야기했는지 안 했는지, 줄을 이탈하지 않고 잘 따라오는지 체크했는지 안 했는지, 인원수에 맞는 적정한 배차가 이루어졌는지 아닌지.... 시시콜콜한 모든 것에 지침이 따라붙고 교사는 안전 연수를 매년 이수받는다. 그래, 내가 매년 안전 연수를 받으면 사고가 안 일어나는 것인가? 안전 연수를 받았기에 책임으로부터 회피될 수 있는 있는 것인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모든 상황을 가정한 시뮬레이션 지침이 아니라 교사의 말에 권위를 세우는 일이다. 하..... 그 외의 말들은 생략한다.



# 아이들은 가고 싶다.


아이들은 수학여행을 정말 가고 싶어 한다. 현장체험학습은 끽해야 점심 먹고 학교로 돌아오니 (방과 후 수업에 늦지 않도록 : 방과 후 수업 = 수익자 부담이라 늦으면 민원이 발생한다.) 멀리 갈 수가 없다. 가까운 박물관이나 수목원이 전부인데 수학여행은 그렇지 않다. 무려 2박 3일이 정식 코스 아닌가! 그것도 우두머리 6학년이 되어 친구들과 떠나는 졸업여행이 기대되고 설레는 이유는 충분하다.

그런데 이런 부담을 안고 수학여행을 가면 교사도 관리자도 마음이 불안하다. 수학여행이 아이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수학의 기회가 되기는커녕 제발 안전사고 없이 아무 일 없이 지나가기만을 바라게 될 뿐이다. 체험도 한정적으로 하게 되고 수학여행을 무사히 다녀왔다는 사실만으로 만족해야 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가고 싶어 한다.

내가 근무하는 학교는 학생, 학부모, 교원 등의 대대적인 설문조사를 통해 수학여행을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나는 5학년 과학전담이라 6학년 아이들과 직접적으로 접촉할 기회는 없는데 교실을 지나가며 단체로 뭔가 시청하는 걸 보았다. 그 영상은 앞서 말했던 현장체험학습 사망사고와 함께 교사가 유죄판결을 받았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쓰고 수학여행을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법적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감정적인 나는 그냥 슬펐다.


슬프고 미안했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것이 고작 이런 것인가요?


아이들이 뭘 배울까요?


무슨 생각을 할까요?


아이들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 어울리며 소통하고

사랑하며 배우며 성장하기에도 바쁜 시절이 아닌가?



이런 세상에서 아이들이 어떻게 살아갈지 걱정이다.


그냥 세상이 원망스러웠다.


그런데 마음속 목소리가 나를 보라 한다.


받으려고 주는 척하고

준만큼 받으려 한다.

내가 손해를 보면 다른 사람도 봐야 하고

내가 이득을 보면 다른 사람도 나만큼만 이득을 봐야 마음이 편하다.



세상 똑똑한 척을 하며 계산기 두드리며 살아가는 내가

누군가에게 나누어줄 사. 랑.이라는 것이 있는가.

이렇게 생각하는 게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거야. 라며 모든 일을 정량화하지는 않았을까.


어쩔 수 없잖아. 자본주의 세상에서.

시대타령을 하며 남들처럼 사는 건 멋지지 않다.




나는 늘 넓은 호밀밭에서 꼬마들이 재미있게 놀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곤 했어.

어린애들만 수천 명이 있을 뿐.

어른이라곤 나밖에 없는 거야.

그리고 난 아슬한 절벽 옆에 서 있어.

내가 할 일은 아이들이 절벽으로 떨어질 것 같으며, 재빨리 붙잡아 주는 거야.


-호밀밭의 파수꾼-



아찔한 절벽 옆에서 아이들을 지켜주는 마지막 파수꾼.

(아 엄청 비장해 버렸네.....)



요약: 나포함 교사들이 현장체험학습을 거부하는 것은 이기적인 행동이 아니다.


가치가 말살되어 가고 있는

모든것을 법으로 해결하려는 사회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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