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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가 번식해도 나는 사람으로 남을래

인공지능은 언젠가 '생명체'로 인정될 것인가? <2편>


컴퓨터를 ‘생명체’로 만들어 보려는 실험은 상상만 해도 흥미로운 시도지만, <특이점이 온다>에서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이를 심히 우려하였다. 인공지능이 스스로를 개량하고, 독단적으로 발전해 나가다가, 어느 순간 인간 지능의 총합을 뛰어넘게 되는 것은 아닐까? 그렇게 되면, 인공지능이 발달하는 속도를 진화의 간격이 적어도 수천 년 단위인 유기물 덩어리, 인간으로서는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다. 


이처럼 인공지능이 똑똑해지는 속도는 지수적으로 빨라지기 때문에, 그대로 간다면 인공지능은 결국 우리 인류가 감히 이해할 수조차 없는 아득한 지경에 오르고 말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러한 미래를 우려하여 인공지능 개발을 잠시 멈춰야 한다고 생각하는 학자와 개발자들도 있다. 그들은 인류가 인공지능의 작동 원리와 그 통제방법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제도를 준비하기 전까지는 인공지능의 개발을 몇 개월만이라도 일단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작년 말 OpenAI사의 이사회에서 있었던 소동도 개발의 속도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관해 있었던 견해차로 인한 것이었다. Tesla, SpaceX, Neuralink 등 유수의 테크기업을 창립하고 경영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 역시도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앞서게 되는 미래에 대해 심히 우려하는 사람들 중 한 명이다. 그는 "핵보다 위험한", 터미네이터", "인류멸종"과 같은 표현까지 사용하며 인공지능의 무분별한 개발이 가져올 위험성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 


Neuralink는 이러한 맥락에서 세워진 기업이다. 뉴럴링크는 인간의 뇌를 연구하고 그것을 다양한 기계 장치에 연동시킴으로써 신체의 제약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뉴럴링크에게 기대하는 것은 컴퓨터를 인간의 뇌와 연결하여, 뇌의 연산 성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 것이다. 그리하여 인간이 인공지능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게 하는 것이 그의 목표이다. 


일론머스크의 비전에서 더 나아가, 아예 인간의 뇌를 컴퓨터 등의 기계장치에 업로드하는 것을 우리가 향해야 하는 방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마인드 업로딩"이라는 불리는 이 기술은 아직 실현은커녕 이론적 구상도 다 마련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생명공학 분야에서 핫한 주제인 ‘탈-죽음’을 실현할 수 있는 후보들 중 하나이기도 해 여러 측면에서 막대한 기대를 받고 있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인공지능이 인간 지능을 능가하고, 인간이 컴퓨터를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은 2024년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아직 먼 미래라고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수백 년 뒤에 일어날 공상과학이 아니고, 높은 확률로 우리의 생애 중에 벌어질 일이다. 인공지능과의 경쟁은 우리 스스로가 불러올, 여태껏 유래가 없는 난도의 종적인 도전과제가 될 것이다. 그 경쟁은 단순노동 일자리가 줄어드는 정도의 알랑한 다툼이 아니다. 그것은 지구의 지배종이 누가 될 것인지를 두고 다투는 거대한 경쟁이 될 것이다. 그러니 그때가 오면 당신도 선택해야 한다. 존엄성과 가치를 지키면서 인간으로 남을 것인지,


그렇지 않고 뽀삐가 될 것인지.


Editor. 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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