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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여름 Apr 27. 2017

제주도의 여운

예지작가. 그녀를 알게된것은 지난 3월 제주도 여행때였다.


난 여행을 가면 엽서를 산다.


독일에서부터 시작한 나의 엽서 수집은 이후 중국과 미국, 그리고 제주도로 이어졌다.


몇개의 엽서 중 하필이면 새별오름이 그려진 엽서. 그 엽서 아래 적혀진 그녀의 인스타를 따라 팔로우를 했었다.



그녀의 그림이 좋았고, 그녀의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그녀의 이야기가 내 삶과 많이 맞닿아 있어서 끌렸다.


인스타에서 저자와의 만남을 한다길래 뒤늦게 신청 후 추가로 들어갔다.


매우 기대가 되다가도 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을 걱정했다.



그녀는 그녀가 뿌려놓은 점들과 그 점들이 연결되어 가는것들을 말했다.


하루하루에 충실할 것을 이야기 했다.



그녀의 삶 속에는 나와 맞닿는점이 많아보인다..

나보다 1살 언니인 그녀.

내가 만약 그때 취업이 안되었더라면?

나도 그 언니와 같은 시기에 취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 당시 나도 극심한 압박과 스트레스 속에서 울면서 지냈기 때문에 그 마음을 너무도 알 수 있었다.

그 당시 나는 그것을 이기기 위해 엄마를 졸라 미술학원에 다녔고,

그것은 나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미국에서부터 이 예술에 관한 갈증은 한국에 돌아오고 난 후에도 이어졌고.

오늘 그녀를 만나기 이전에도 나는 그녀의 그림을 두부왕님에게 보여주며 이정도로 그리려면 얼마나 해야할까요를 물었었다.

그녀의 인스타에 나온 색연필을 직구했다.

철님이 주신 패드에 조금씩 그린다.



회사생활이 지겨워 제주도로 날아가려고 시도한적이 있다.

지금도 내 방에는 제주도 지도가 붙여있다.





. . . 




작가님은, 너무도 솔직했고. 너무도 담백했다.

유명해지는 사람이 갖는 우쭐함도 없었고 겸손했다. 그냥 담백했다.


그 점이 나의 마음을 움직였다.


글과 그림.


글을 쓰고 싶으면 작가가 되는길을 가는것이 아니어도 좋아. 출판사를 찾아다닐 필요 없어.

그림을 그리고 싶으면 미대를 가는 것이 아니어도 좋아. 그 말이 위로가 되었다.


비주류가 뜨는 날. 그날이 올거라고 확신을 가지고 이야기한 그녀의 목소리.


그녀의 친구. 아나운서 지망생을 보면서.

나는 서글퍼졌다.


저들은 저들 나름대로 개성을 가지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살고 있구나.

나는 이 조직 안에서 찌그러져있는데.


이 조직이라는 곳은 나를 죽이고 아주 조용히 존재감 없게 살아가길 강요한다.

이 목을 조이는듯한 답답함으로 나의 머리는 다 새버렸다.


이런 생각도 해보았다.

내가 만약 취업이 안되었다면?

나도 저렇게 용기있게 제주도로 내려가서 살았을까? 아니, 내가 하고픈 것을 당당하게 선택할 수 있었을까?

버리면 아까운게 꽤나 있었던 나는 그런 선택을 매우 어려워했을거같다.




지난 제주도 여행에서 계속 생각나던 오키나와.

일본에 가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모든 것을 다 버리고.

가진게 많은 사람은 모험을 할 수가 없다.

인생은 움켜쥐고 있으면 다른 것을 잡을 수가 없는 법이다.

나와 함께해줄 동지가 있다면 그 모험의 길을 갈 용기가 생기는 법.

그래서 나는 오늘도 그에게 던졌다.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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