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어쩌다 에티오피아?
막 20살이 됐을 무렵 교회 지인이 KOICA 봉사 단원이 되었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이 글은 시작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분을 통해 알게 된 KOICA 봉사 단원은 20살 청년에게 한 번쯤 경험해보고 도전해보고 싶은 인생 목표가 되었다. 그 목표를 준비하고 이루는 데 필요한 시간은 만으로 7년이 걸렸다. 2017년 10월 26일 에티오피아 Assela에 있는 Arsi University 한국어 교육단원으로 파견이 돼 에티오피아에 오게 됐다. 1년이 지났다. 에티오피아에서 1년은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우고 생각하게 했고 성장하게 했다. 그 과정을 글로 담아내고 싶어서 이렇게 브런치를 시작한다.
KOICA는 Korea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 국제협력단의 준말이다. 외교부 산하의 준정부 기관이다. 2018년 현재 KOICA는 전 세계 52개국 1900여 명의 봉사자를 파견하고 있다. 주로 교육 분야와 의료 분야의 봉사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외에도 태권도, 기술, 농업, 사회복지, 관광 등 다양한 분야의 단원들이 활동 중이다. 또한 봉사 단원의 종류도 KOICA 봉사단원을 외에도 Senior 단원, 자문단, 국제개발봉사단 등의 특정 분야의 전문가들이 활동하는 영역도 있다. 파견 기간은 출국일로부터 2년이었으나, 2018년 하반기부터 소수 분야에서만 존재한 1년 파견 봉사단원 비중도 늘리는 쪽으로 정책이 바뀌었다. KOICA 봉사 단원은 서류-인성검사 및 면접-건강검진-국내 교육 과정을 통해 선발된다. 이 과정을 통해서 KOICA 봉사단원은 최소한의 자격 요건을 갖춘 지원자를 단원으로 선발해 파견한다. 그러기에 관심이 있다면 지원자는 지원 분야에 대한 열정과 더불어 최소한의 자격 요건이 무엇인지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KOICA 일반 봉사단 기준으로 1년에 5~6회 정도 봉사단원을 선발하고 있다. 공고마다 파견 국가 및 직종이 다르며 그 공고를 바탕으로 선발된 봉사자는 파견 순서에 따른 기수를 부여받는다. 지원자는 공고를 바탕으로 파견 희망 국가를 1~3순위까지 지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참고 요인에 불과하며, 선발 과정 담당자들을 통해서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 이러한 조정을 거쳐서 필자는 에티오피아에 파견됐다. 대개 공고를 기반으로 최종 파견 국가가 결정되는 데 필자는 지원 당시 에티오피아는 공고에 파견국으로는 없었다. 즉 선발 과정에서 파견국으로 추가된 국가였다. 그래서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을 때 드는 생각은 ‘어쩌다 에티오피아....’였다. 그러나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KOICA 단원이 되는 게 20대 인생 목표였기에 최종 파견국 결과에 개의치 않고 국내 교육을 받고 2017년 10월 에티오피아에 오게 되었다.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동부에 위치한 내륙국이다. 대한민국과는 6.25 전쟁에 연합군으로 참전해 동맹 관계를 맺었고 1963년부터 정식 수교했다, 1974년 공산주의 혁명이 일어나 양국 간에 관계가 소원했었다가 1991년 정권 교체 이 후 회복했다. 에티오피아는 1983년부터 1985년에 걸친 기근과 내전으로 40만 명이 사망한 심각한 기아 문제로 전 세계에 알려졌다. 현재는 빠르게 인구가 증가해 2017년 기준으로 인구가 1억을 넘긴 아프리카에서 2번째의 인구 대국이 되었다. 그리고 지역마다 편차가 있지만, 수도 Addis Ababa를 포함한 에티오피아 중심부는 해발 고도 2,000m 이상의 고지대이다. 그러기에 아프리카에 있더라도 연중 덥지 않은 서늘한 기후를 누릴 수 있는 국가이다.
구글 검색으로 확인한 에티오피아의 1인당 GDP는 2017년 기준으로 767.56$이다. 같은 기준으로 대한민국 GDP가 2017년 기준으로 29,742.84$이니, 약 38배 수준이다. 그리고 이 숫자의 차이는 일상생활에서 실감하는 차이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그 차이가 이곳에서 배웠던 많은 것들의 기반이 되었다. 그것들을 이 브런치를 통해 정리하고자 한다. 그래서 어쩌다 에티오피아라는 물음표로 시작했지만, 남은 1년의 시간이 느낌표로 마무리 지어지는 토대를 만들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