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영준 변호사 May 27. 2020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잠시 쉬어가는 이야기 #1]

2020. 5. 23. 토요일


모처럼 여유 있는 휴일을 맞이한 오늘, 채널을 돌리다가 재방송하고 있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보았습니다.

이번화에서는 소아 환자를 담당하고 있는 김준완(정경호) 교수가 아이의 부모에게 아이의 상황이 어렵다는 말을 전하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아이의 부모는 교수님 덕분에 지금까지 아이가 살아있을 수 있었고 꼭 수술을 받아 앞으로도 건강하게 살 것이라며 선생님도 아이를 절대 포기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이러한 아이 어머니의 간절한 부탁에 김준완 교수는 "그럼요. 절대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저희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오늘따라 의사가 환자의 보호자에게 건넨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그 말이 오랫동안 마음속에 남아있었습니다.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중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어쩌면 최선을 다하겠다는 그 말은 전문직 의사들이 환자나 보호자에게 섣부르게 결과를 예단하지 않으면서도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서 상투적으로 사용하는 표현일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의사라도 환자의 상태를 쉽게 장담할 수 없기에, 그리고 섣부르게 환자나 보호자에게 좋은 결과를 장담하였다가 그 반대의 결과가 나왔을 때는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기에 의사들은 그저 자신들이 치료과정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말에 의사 본인의 진심 어린 마음이 담겨 있을 때는 환자나 보호자에게 정말 큰 위안이 됩니다. 두렵고 힘든 상황 속에서 자신들을 위해 진심으로 애써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그들에게 든든함이 되고 나아가 그 상황을 버틸 수 있는 힘이 됩니다. 또 그 진심을 치료과정에서 직접 느낀다면 설사 나쁜 결과가 있더라도 환자나 보호자는 그 의사를 원망하지 않습니다.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은 변호사도 마찬가지이다


변호사와 의뢰인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의뢰인 분들이 담당 변호사에게 '결론이 어떻게 날 것 같아요?'라는 질문을 많이 합니다.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저 역시 '저희가 할 수 있는 주장은 최선을 다해서 해보겠습니다.'라고 대답을 합니다. 변호사들도 재판부의 최종적인 판단을 정확하게 알 수는 없어 함부로 결과를 장담할 수 없기에 그저 소송과정에서 의뢰인의 승리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 밖에는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늘 그 말에 조금 더 진심을 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사건을 맡은 변호사는 의뢰인의 소송대리인으로서 소송을 수행합니다. 의뢰인  대부분은 갑작스럽게 송사에 휘말리는 상황에서 당황하고 때로는 두려움까지 느낍니다. 그들에게 변호사는 막막한 상황을 함께 헤쳐나갈 조력자이자 가이드입니다. 어떠한 사건이든지 소송의 결과가 의뢰인 분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사건의 경중을 따지지않고 상담과정부터 서면작성, 변론과정에 이르기까지 성실히 임해야합니다. 그렇게 소송과정의 매 순간마다 최선을 다한다면 의뢰인 분들은 함께 해준 변호사들의 노력을 알아주시고 더 큰 믿음을 주실 것입니다.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중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김준완 교수


초심을 잃지 않도록 늘 경계하자


앞으로 연차가 쌓이고 많은 업무에 지치다보면 지금 이 마음이 조금은 무뎌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럴때마다 변호사는 누군가의 막막하고 두려운 순간을 함께 이겨내는 조력자라는 직업적 사명감을 다시 새기고 초심을 다 잡도록 하겠습니다. 진심을 담아 모든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행복한 일상을 유지하는 法,

히어로(Here, law) 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연예인 전속계약 관련 분쟁해결방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