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quilee Jan 08. 2018

"왜 그 위험한 곳을 가?"

 13_요르단을 가다_2017년. 12월. 16일- 12월 30일.

나는 결국 그 위험한 곳을 갔다. 

가장 편한 곳을 떠나 낯선 곳으로 향할 때 우린 그 이상으로 상상하고, 두려워한다. 


나는 그런 나를 너무나 잘 아는데도 떠났다. 아직까지도 많은 미디어에 이슈가 되고 있는 중동 땅으로. 

요르단은 특히 시리아 바로 밑에 딱 붙어 있는 나라로, 뉴질랜드 같은 경우, 요르단을 여행 위험 국가 중 하나로 선정해 놓았다. 주위에서 말리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뭐하러 사서 고생하러 중동까지 가냐고. 차라리 다른 나라를 가라고.


절대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곳에 처음 도착했을 때, 딱 드는 생각은, 아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구나. 싶었다. 내가 여행을 항상 강력 추천하는 이유 중 하나가, 더 넓은 세상을 보며, 더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기존의 생각의 틀을 깰 수 있는 정말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요르단 국제공항 프런트에 배치된 요르단 국기.


요르단은 생각보다 위험한 곳이 아니라, 내가 지금까지 경험해 왔던 문화와 너무나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던 나라 그 자체였다. 거기는 일부다처제부터 시작해서, 종교를 바꾸면 명예 살인이 가능한 나라였고, 특히 남자의 권위가 굉장히 강한 나라였다. 또 한편으론, 나와 같은 나그네에게 친절을 베풀 줄 아는 인심이 대단했다. 처음 봤는데, 나를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사람이라고 믿으며, 이 사람을 잘 대접하면 하늘의 상급이 쌓인다고 믿으며 환대하는 사람들이 나는 참 대단하게 느껴졌다. 


우선, 커피와 차는 물론이요, 자신들이 식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밥을 새로 차려준다던지, 심지어는 꼭 자고 가라고 환대까지 해주기도 한다. 물론 너무나 개인 주위적인 문화에 살다 온 나는 이런 대접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결국 너무 귀한 시간들이었다. 그리고 어떻게 잘 모르는 사람을 이렇게 쉽게 집에 들일 수 있을까?라는 생각 도 했다. 하지만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이 참 따뜻하고, 어떻게 보면 한국의 '정' 문화와 참 비슷한 부분이 많다 라는 생각 또한 했다. 


물론 지금은 한국의 '정' 문화가 많이 사라졌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세상이 많이 흉흉해지기도 했고, 더 이상 사람을 신뢰할 수 없는 세상 속에 우리는 점점 더 우리의 울타리를 좁히며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신을 인정하기에 나에게 대접했다. 신은 불변 하다는 것을 알기에 그리고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믿기에 우리의 정이 쇠퇴되는 것처럼 쇠퇴되지 않고 그 섬김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 또한 해봤다. 


 



한마디로 그들은 인본주의가 아닌, 신본주의의 정신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모든 것이 인간이 아닌, 창조주 하나님을 인정하며 살아가는 삶이었다. 손님 대접은 물론이요, 하루 다섯 번 이스라엘의 성지를 향해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던지 기도 매트를 깔고 기도하는 모습 그리고 "쌀람 알라이 꿈-하나님의 평안이 함께 하시길"이라는 매일의 문안 인사까지. 그러면서 나의 개인주의를 다시 한번 생각해 봤다. 동시에 나와 같은 사람들이 모여 인본주의를 만들어가는 사회도 그들의 문화를 통해 새롭게 생각하며 비춰보게 되는 그런 탐험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호감도가 낮다는 트럼프! 진짜 호감도가 낮을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