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_ 철저하게 혼자가 된다는 것.
눈을 감는다. 눈을 뜬다. 다음 역을 본다. 핸드폰을 만지작 거린다. 신발을 쳐다본다. 주위를 둘러보다가 또다시 핸드폰을 만지작만지작. 오랜만에 한국에 들어와 보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많은 사람들과 때론 길고 깊게, 때론 짧고 얕게 이야기를 섞게 되었다. 그렇게 한국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시간이 마치 롤러코스터와 같이 빠르게 가더라. 신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론 겁도 나더라.
그리고 지금. 한국에 온 지 거의 5개월이 다 되어 갈 때 즈음 15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에서 봄과 곧 다가올 여름도 맞이하게 되겠다. 이번 여름은 작년보다 더 덥겠지.
또 한국에서 일자리도 잡았다. 열심히 일 하다 보니 자연스레 사람들 만나는 것도 지치고 또 누굴 만나야 될지도 모르겠더라. 항상 만나던 사람들은 다 뉴질랜드에 있으니까. 그러고 보니 결국 혼자였나 싶은 생각도 짧게나마 든다. 외로움이나 우울함에 내 자신을 비춰본다기보다 철저히 혼자임을 다시금 인지하고 있는 시간이라 해야하나.
결국 또 혼자다. 뉴질랜드에서도 홀로 긴 유학생활을 버텨냈는데 가족품에 안기니 크나큰 희락도 잠시, 인간은 원래 철저하게 혼자일까 라는 자아성찰에 들어갔다.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없는- 대신 감정을 느껴주거나 상황을 맞이해줄 수 없는 그런 존재.
그래서 꽤나 새롭고 또 꽤 흥미롭다. 이 자아성찰의 여정.
평생 함께할 나의 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