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택시 탑승기
저는 택시를 자주 타는 편입니다. 보통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만 출장으로 인해서 급하게 이동해야 하는 경우 택시를 타게 됩니다.
택시 등급이 패밀리부터 있는데 최고 등급인 VIP등급이라고 하는군요. 3천점만 넘어도 VIP라는데 정말 많이 탔나 봅니다.
그렇게 많이 탔던 택시 중에서도 최근 두 분의 택시 기사를 봤는데 너무 다르게 택시를 운영하여 기록을 남겨 봅니다.
좌석에 앉자마자 오른쪽 차문 벽면에 문구가 붙어 있었습니다. 사람마다 원하는 길이 다르기에 기사님은 미리 붙여놓지 않았을까요? 네비에 나온 길을 따라 보통 가시지만 원하시는 길이 있는지 물어보시더군요. 우선은 네비대로 가달라고 했습니다.
(기사님이 잘 아는 길로 가봐 달라고 시험해 봤는데 네비 길보다 느리더군요. 먼 거리는 사람의 인식보다 기계적 통계가 맞나 봅니다. 다만 짧은 거리는 동네길과 같이 지도에 잘 보이지 않는 지름길이 있어서 네비보다는 사람이 생각한 길이 더 빠릅니다)
앉아서 있다 보니 잔잔한 클래식이 틀어져 있더군요. 그러던 중 함께 가던 팀원에게 전화로 업무 연락이 왔습니다. 전화를 받으니 잠시 후 기사님은 음악을 꺼주시더군요. 통화에 방해될 정도의 크기는 아닌데도 신경 써서 꺼주시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내리는 위치까지 통행에 방해 안되고 편한 자리에 내려주시는 모습에 탑승 평점은 후하게 드렸습니다. 친절부터 모든 항목에 점수를 드렸습니다. 머리가
희끗한 나이 드신 기사 분이었는데 운전기사를 뽑아야 한다면 바로 뽑고 싶을 만큼 안전하게 운전하시더군요.
급하게 약속 장소로 이동하느라 또 다른 택시를 탔습니다. 택시를 타는 순간 짙은 냄새가 났습니다. 아마도 택시에서 흡연을 오래 하신 모양입니다.
택시가 출발하고 나니 급출발, 급가속, 급제동 운전 중에 하면 좋지 않은 것들은 모두 하시는군요. 비행기를 탄 듯 어지러운 느낌에 멀미까지 올라옵니다. 마음 같아선 그냥 내리고 싶으나, 시간에 맞춰 움직여야 하니 차마 택시에서 내릴 수도 없습니다.
갑자기 끼어든 차량에 경적을 울립니다. 자칫하면 사고가 날뻔한 순간이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손잡이를 꽉 움켜쥡니다. 생명의 위협조차 느껴지네요.
칼치기가 이런 것이겠죠. 자동차 사이를 비집고 움직이는 칼날 같은 움직임입니다.
만약 이런 운전기사라면 당장 해고를 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1시간의 이동 끝에 겨우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목적지가 보이자마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내립니다. 불편신고라도 접수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어떻게 운전을 이렇게 엉망으로 할 수 있을까요? 운전기사에도 등급을 매겨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높은 등급에 조금 더 비싼 보수를 지불한다면 사람들이 안전운전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택시기사도 하나의 직업인데, 어떤 사람은 고객을 편안하게 다른 사람은 고객을 불편하게 만드는군요. 어쩌면 저도 고객에게 뒷 기사와 같은 모습으로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만듭니다. 고객이 돈을 지불하며 불안을 느낀다면 그 고객은 다시 저를 찾지는 않고 다른 사람을 찾아 떠나면 그만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