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란성쌍둥이
대학교 때부터 직장까지 함께한 친구를 만났습니다. 그 친구는 일란성쌍둥이라서 모습도 키도 목소리도 쌍둥이 형과 다 비슷합니다. 둘이서 같은 옷이라도 입으면 누가 누구인지 구분할 수 없지요.
함께 하는 저녁 자리에서 그 친구가 고민 상담을 했습니다.
“너도 열심히 살겠지만 우리 형도 참 열심히 살아.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는 지방에 가서 교수를 하고 목요일과 금요일은 서울로 올라와 대학 컨설팅을 하며 학위 논문까지 쓰고 있어.
그런데 그런 형과 달리 난 사무실에서 일만 겨우 할 뿐, 집에 오면 모든 것을 손에 놓는다네.
쌍둥이라면 성격과 자세도 유전되지 않는 걸까? 같은 유전인자인데 왜 이렇게 다를까? “
유전적 형질은 같을지 몰라도 사람의 생각은 쌍둥이라도 같을 수 없나 봅니다. 조금씩 조금씩 다르게 살아간 결과가 그렇게 누적되어 변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설령 쌍둥이일지라도 어떻게 자신이 노력하느냐에 따라 다른 태도를 갖게 되겠지요.
저의 20대를 보았던 그 친구는 요즘의 저를 보면 다른 사람 느껴진다고 합니다. 내향적이었던 친구가 어떻게 이렇게 외향적으로 바뀌었냐고 하더군요.
사람의 태도는 자라나는 나무에 무늬를 새기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처음 자랄 때는 사람마다 거의 차이가 없지만 10년을 자라고 20년이 자라면 작은 나무에 새겨진 무늬는 큰 차이를 나게 하지 않을까요?
오늘 하루라도 나라는 인생의 나무에 좋은 무늬 하나를 추가해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