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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May 10. 2017

실수 할 수 있기에 인간이다

몇 일 전 점심 시간에 친구와

밥을 먹으며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 사회에 대해 얘기하게 되었다


갈수록 발전하는 기술과 기계 때문에

사람들의 일자리는 점점 줄어드는데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

하는 고민이 들었기 때문이다


일관적이고 일률적인 일들은 아마도

점점 줄어들 것이다

로봇이 진찰하고 수술하는 일,

집적된 데이터베이스로 더 정확하고

정밀한 진단이 가능한 의료로봇

분명 정확성에서는 인간이 따라갈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인간이 로봇과 다른 한 가지

로봇은 에러는 있지만 실수는 없다

알면서 틀리는 경우는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알면서도

틀리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게 오히려 강점일지도 모른다

오늘 아침 접시를 그리고 있었다

일본인 거리에서 보았던

일본풍의 접시였다

그 접시 모양과 색깔을

있는 그대로 그려내야 한다면

난 분명 로봇에 따라갈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 냄새나는 내 그림처럼

원도 비뚤하고  

대칭도 맞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모습의 그림은

로봇에게 쉽사리 상상하기는

어려울 듯 하다

물론 프랙탈이나 변수 조합을 통해 일관되지 않은 선을 재현할 수는 있겠지만 미술이나 음악과 같은

창의적인 감각은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남지 않을까 싶었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내가 가르쳐야 할 것은

더 많은 지식이나 기술이 아니라

틀리고 실수하더라도

개의치 않고

자기만의 느낌과 생각을

갖도록 하는 것이  

미래를 위한 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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