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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Jun 30. 2017

아 다르고 어 다른데

여름 옷을 구매하러

잠시 아울렛에 들렀었다


여름옷을 살 예정이라

가급적 구김이 없는 옷을 찾고 있었다


매대에 놓인 회색 바지가 구김이 없을 듯하여

"이 바지는 구김이 없나요?"라고 물었더니

"구김이 없는 바지가 어디 있나요?"라며

살짝 끝이 올라간 답변에

사려던 마음이 사라져 버렸다


그래서 다른 곳을 둘러 보기로 했다

마네킹에 입혀진 회색 바지

똑같은 질문을 던졌으나 돌아오는 답은 달랐다

"네 그 바지는 구김이 적은 편이기는 하나

약간의 구김은 있습니다

아예 없는 것을 찾으시면 이런 것이 좋으실 꺼 같네요" 라며

비닐 재질의 바지를 보여주었다


결국 이 옷 저 옷을 보다 친절한 상점에서

구김이 약간 있다는 회색 바지에

윗도리까지 세트로 사게 되었다


똑같이 옷을 팔고

고객을 만나지만

누군가는 그냥 스쳐지나가고

누군가는 고객이 되고

친절한 한 마디의 힘이 이렇게

다른 것이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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