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파도가 지나간 자리'를 보고
넷플릭스 영화 '파도가 지나간 자리'를 보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받은 편지에 답하는 편지 형태로 작성했습니다. (받은 편지와 줄거리는 아래 링크를 눌러주세요!)
영화를 보는 내내 톰에 모습에서 나를 보았어. 그리고 당신을 계속 생각했어. 죄책감과 상처로 가득했던 톰이 혼자 지내던 섬, 야누스에서 눈물로 하루하루 살고 있었어. 그러던 중에 이자벨을 만났지. 이자벨을 만나고 사랑에 빠진 톰의 첫 번째 편지에서 당신을 처음 만났던 날 떠올렸어.
그날 당신은 너무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웠었어. 당신과 헤어지고 돌아가는 길에 심장이 뛰었던 기억이 지금도 떠올라. 아마 난 첫 만남부터 당신을 사랑했었던 것 같아. 하지만 톰처럼 동시에 나는 두려웠던 것 같아. 당신을 다시 보지 못할 수 있다는 두려움, 그리고 상처 입는 것에 대한 두려움 서로 다른 두려움을 마주하면서 기도했던 내 모습이 떠올랐어.
그다음 만남에서 서로의 아픔을 솔직히 이야기하고 공감해주었던 당신 모습에서 난 당신을 사랑할 용기를 얻었어. 그리고 당신을 사랑하기로 선택했어. 다음날 톰처럼 진심을 담아 편지로 고백했었지. 마치 톰이 세상으로부터 도망쳤던 야누스로 이자벨을 초대하는 프러포즈의 편지처럼.(정말 톰이랑 많이 닮은 것 같아)
죄책감과 고독으로 가득했던 야누스가 이자벨을 통해 너무 아름답고 밝은 섬이 된 것처럼 당신을 만난 후에 나의 섬도 하루하루 너무 밝고 생기가 넘치는 곳이 되었어. 정말 고마워.
영화 후반부에서 톰이 혼자서 모든 것을 짊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다시 나를 떠올렸어. 나도 혼자서 모든 것을 책임지려고 했던 사람이거든. 과거에 힘든 감정이나 선택에 대해서 솔직하지 못했던 나를 떠올렸어. 하지만, 난 당신을 만나고 내 감정과 내 선택에 대해서 솔직하게 말하는 연습을 하고 있어. 아마 맑고 투명한 당신 모습과 매일 오늘 하루가 어땠는지 물어봐주는 당신의 따뜻함 덕분인 것 같아.
당신 덕분에 나도 내 감정과 선택에 대해 당신에게 솔직할 용기가 생겼어. 그리고 무엇보다 당신에게는 처음부터 서로의 아픔을 나눠서 그랬는지 좋은 것은 물론 아픔도 함께 나누면서 우리의 섬을 낙원으로 만들고 싶었던 것 같아.
당신을 선택하기로 선택했던 날, 난 내 두려움을 숨기지 않기로 했었어. 아직 내 감정과 고민을 나누는데 서투른 나지만 매일매일 따뜻한 말로 사랑해주는 당신과 대화를 통해 나의 어두웠던 섬이 낙원이 되고 있어. 나의 선택과 너의 선택이 만나 우리가 함께 하는 선택이 더 깊은 사랑을 만들 수 있도록 더 많이 대화하고 나눌게. 고마워.
한나와 프랑크를 보면서 난 성숙함을 느꼈어. 용서만큼 어려운 것이 없지만 진정 사랑하기 때문에 용서하고 딸을 위해 힘든 선택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아. 나도 당신과 사랑과 용서로 성숙한 사랑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 그렇게 성숙함으로 우리의 섬에 더 멋지고 좋은 열매를 맺자. 당신 말처럼 우리도 늘 용서하며 살자. 그렇게 사랑하면서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