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다섯 번째 연애편지
자의든 타의든 너를 만날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어. 그래서 우리는 아주 짧게 30분을 만나고 그 시간도 내 생각과 요즘의 고민들로 점철돼버렸지. 그게 너무 미안해, 마음이 쓰이는 거야. 24시간의 시간, 월화수목금토일 7일이나 있는데 왜 이렇게 만날 시간이 부족한 걸까?
이런 불평 한가득이 마음에 있었는데, 그 불평의 문을 비집고 들어가 보면 너를 더 보고 싶고 그리워하는 마음이 있어. 네가 나의 왼쪽 뺨에 너의 뺨을 비비거나, 깍짓손을 끼거나, 꼭 껴안을 때 우리는 하나가 되는 느낌이 들어서 그런 기분을 자주 많이 느끼고 싶어서, 나의 불평이 시작되었나 봐.
최근 생리통을 심하게 앓던 나를 걱정한 너는, #태아자세 #아기자세 이런 자세가 생리통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과 마그네슘이 들어간 약을 6-7시간마다 먹어줘야 하다는 걸 알아내서 알려줬어. 또, 짧은 만남 끝에 배를 따뜻하게 해야 한다고 핫팩을 내 손에 쥐어줬어. 나보다 내 몸을 더 잘 알고, 나보다 나를 더 걱정해주는 너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나는 그대의 모두였으면 해. 그대는 이미 나의 모두이므로. 사랑해, 내 사랑.
그대가 들꽃 가운데에 나를 불러주어서
나는 태어나서 처음 황홀인 것처럼
돌이었으며 하였다
그대는 그대 왼뺨에게 이름을 지어주고
그 이름에게 오른뺨 비비고 있다
이름 없는 것들도
이름 있는 것들처럼 불려지고 싶다
내 손등에 그대의 향기 묻어서
어떤 훗날 혀끝에 머물겠으나
그대의 몸 어느 부분으로 나를 불러주었으므로
나는 그대의 모두였으면 한다
아름다운 이름, 김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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