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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우현 Apr 09. 2018

부부(夫婦)


부부


여든 넷,

병상에 누운 남편은 그보다도 연상이었다.

반년, 짧게는 한달.

부부에게 남은 시간은 그러했다.


이제 정말 가시는가 보다.

남편이 아픈 이야기만 들어도

그렇게 무서워서.

차마 병원엘 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는


괜찮다. 고민을 응대했던 한의사의 말은 단촐했다.


1주일이 지나 다시 얼굴을 비춘 그녀는

방금 이불속에서 나온 듯 말간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남편을 만나고 오는 길.


괜찮았어요. 생각보다는. 내 마음도.

이제 자주 얼굴을 봐야지.

들떠있는 그 모습이 한의사의 건조한 입을 두들긴다.


그러시라고, 자주 가시라고.

부부 60세.. 하고 한참 뜸을 들이던 한의사는

거기서 말을 아껴버렸다.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긴 숨이 싸매인 시선이 비스듬히 떨구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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