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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우현 May 09. 2018

월요일(月曜日)


월요일


아내는 조용히 출근준비를 마치고 일을 나갔다.

나는 여태 침상에 몸을 뉘인 까닭으로

어제까지 함께했던 휴일날을 끼고 토라져 있다.


세모지게 구긴 이불 모서리로 쏟아지는 아침 볕을 막아내면서

부어있음이 확실한 눈꺼풀을 명료하게 자각해 본다.

곧 귀가 깨어나면서 차소리도 들려온다. 

러시아워와 함께하는 월요 일상이 시작되고 있었다. 

아내도 그 속에 있겠지.

명치끝에서 약한 긴장이 고조된다.


무서운 것은, 그 긴장이 만들어내는 번잡한 강박.

아니 강박적 번잡. 기차시간만 있고 승객은 없는 러시아워.

부랴부랴 외출길을 나서며 그들과 비슷한 다급함을 연출해본다.


잘 알고 있다. 거기엔 심각한 결핍이 있기때문에.

오늘도 나는 오소소 떨며 아내의 퇴근시간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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