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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치는목동 Sep 22. 2024

탈 서울을 결심하다.

[프롤로그] 지방에는 먹이가 없고, 서울에는 둥지가 없다.



저기 어딘가에 있는 고향 부산의 '우리 집'


고향인 부산을 떠나와서, 


서울에 올라온 지 벌써 12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때에도 부산은 일자리가 부족해서 


서울로 직장을 구하러 올라오는 나와 같은 청년들이 많았다.


대부분은 고향에서 취업해서 지내고 싶어 하지만, 


양질의 일자리 부족으로 원치 않은 상경을 해야 했던 이들.


이는 현재 '지방 소멸'이라 불리는 아주 큰 사회문제이며 


비단 부산뿐만의 문제가 아닌, 


전국의 지방이 대부분 같은 현실이다.



연고가 없는 곳에서의 타지생활은 


참 혹독하면서도 긴 외로움을 동반하지만...


지방 일자리의 열악한 환경, 상식을 벗어나는 


기업문화를 겪어본 이들은 대체로 


서울에서의 생활에 만족하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화려한 기회의 도시, 뛰어난 인프라, 다양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환경.



그러나 누군가는 시간이 지날수록, 


팍팍한 서울살이의 현실을 직접 마주하게 되며


숨만 쉬어도 나가는 주거비...


근로소득으로 절대 마련이 불가능한 미친 집값.


너무 많은 사람들 속에서 쫓기듯 지내는 


여유 없는 도시의 조직생활에


환멸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대기업을 다니고 있어도 


퇴사하고, 귀농을 떠나거나 새로운 출발을 하는 사람들.


어렵게 시험에 합격해 공직을 얻어도 퇴사하는 사람들.


경기도 또는 지방으로 다시 내려가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그렇게 떠난 자리는, 다시 전국의 지방에서 올라온


청년들이 채우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동안 나는 작은 희망을 품고, 서울까지 올라온 만큼


몸과 마음이 지쳐 다시 고향으로 내려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면  


애써 고개를 저으며 선택지에서 지워버리고 외면했지만,


많은 시간이 지난 이제서야.....


고향인 부산으로 돌아가야겠다는 결심을 할 수 있었다.


12년 전 그때와 똑같이, 일자리가 없어서 청년들이 떠나는 부산.



지금 내가 간다고 환영해 줄 이도 없고, 다시 정착하려면 결코 녹록지 않겠지만....


내 남은 시간은 항상 낯설게 느껴졌던 서울이 아닌, 


푸른 바다를 품은 내 고향에서 보내고 싶다.






브런치를 시작하며


생각한 것과 직접 경험해보고 느끼는 것의 간극은 아주 커서,


항상 최선의 선택이라 믿었던 이후에도 우리를 고민하게 만들기에, 


스스로의 마음을 잘 돌봐주고 귀 기울여야 할 것 같아요.


이삿짐을 꾸리고 다시 고향으로 떠나게 될 때엔, 


참 복잡 미묘한 감정이 들었어요.


애증의 도시 서울.


떠나는 것이 마냥 기쁘지도, 마냥 슬프지도 않은....


그동안 도전, 좌절을 반복하며 지냈던 나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떠올라서 울컥 해지기도 합니다.


인생에 정답은 없기에, 어떤 선택을 하든 스스로가 원하는 결정을 하는 것이


조금이나마 덜 후회하는 길이지 않나 싶습니다.


사무직 재질 사람의 거친 주야교대 생산직 도전기,


지금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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