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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Crazy Fac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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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치는목동 Sep 23. 2024

사무직 재질 사람, 자동차부품 생산직에 도전하다.

[Crazy Factory 1화] - 주야교대 생산직 시작

난 서울살이 12년 동안


각 업계 1위인 회사 3곳에서 


사무직으로 근무했었다.


이제 고향인 부산으로 돌아가게 되면,


보다 많아진 나이에다 여전히 부족한 지방의 취업현실로 인해


사무직이 아닌 현장직으로 노선을 변경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겉으론 으리으리해 보이는 직장이어도


많은 심적 스트레스와 불안한 미래가 점차 벼랑 끝으로


날 몰아넣고 있다는 느낌을 항상 받아왔었기에,


그저 현장직을 시작하게 되면 몸은 고되더라도


마음만은 조금 편할 수 있길 기대할 뿐이었다.



그렇게 사무직 재질 사람이었던 나는


대한민국의 동력, 제조 산업 현장의 역군으로 변신하게 되었는데......





새벽 6시, 출근하며


내가 일하게 된 곳은 울산에 있는 


현대자동차 1차 하청인 자동차부품 회사이다.


대부분의 공장은 아웃소싱 업체를 통해서


인력을 채용하며, 이곳도 마찬가지이다.


매일 있는 잔업 시간을 포함하여, 


일 11시간 30분 근무 (월~토) / 주야 맞교대(2조 2교대)인데,


가끔씩 일요일 근무가 발생하기도 한다.


충격적이었던 건 물량이 많을 땐, 점심 연장근무라고 해서


20분 만에 식사를 끝내고 점심시간에도 일을 해야 할 수 있다. 


인터넷, 유튜브를 통해서 여러 생산직 후기를


찾아보면 대체적으로 나오는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가급적 주간 근무를 추천 (주야 맞교대는 피하는 것이 좋다.)

2. 위험하거나, 무거운걸 많이 들어야 하는 업종은 피할 것

3. 텃세 부리는 사람으로 인해 몸만 힘든 게 아니라 마음도 힘들다.


모두 공감 가는 내용이긴 하지만


보다 많은 급여를 받으려면 야간수당, 휴일수당이


붙는 시간대에 일해야 하므로


몸이 고됨을 감수하고 교대 근무를 할 수밖에 없다.



공장 휴게실에 살고 있는 고양이


업무는 자동화 설비가 이뤄져 있어서


자동차 부품 여러 개를 틀에 맞춰 꽂고


버튼을 누르면 로봇이 움직여 용접을 한다.


안전센서가 있어서 안전수칙만 잘 지키면


크게 위험하진 않고, 나 같은 초보자에게도


어려운 난이도의 일은 아니었다.


내가 일하고 있는 현장


우스갯소리로 건설업을 좀 해본 사람은,


어디 어디의 빌딩 내가 올렸다고 말하는데


난 현대자동차 신모델, 수천 대를 내가 만들었다고~!!라고


말할 수 있겠다.  


입사동기 중 동생 한 명은,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상당했던


공기업 사무직을 퇴사하고 왔는데


심적으로 힘든 게 상당 부분 해소 되는 점에서


만족스러운 부분이 크다고 내게 말하기도 했다.


사람들의 시선에 맞추는 것이 아닌, 


본인만 만족한다면 그게 어떤 자리라 해도


가장 좋은 자리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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