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 부산 안창마을
참 편리한 세상이다.
이전에는 SF 영화에서나 봤을법한 AI 기술의 발달,
휴대폰 하나만 있으면 TV도 보고 밥도 먹고 못 할 것이 없는 세상.
분명히 보다 편해졌지만 정작 우리네 세상살이는
오히려 더 팍팍해졌다는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참 고단한 세상이다.
너무도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새로운 정보를 끊임없이 받아들여 습득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을 속이려드는 사기방식에 당하지 않도록 계속 신경을 써야 하게 되었다.
사람이 사람을 믿는 것이 이상하지 않았던 옛 시절을 문득 떠올리며 그리워하게 되는 건 비단 나뿐만이 아닐 거라 생각한다.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이웃들과 음식을 나눠먹고 소소한 것의 감사와 소중함을 알았던 시절.
그 시절을 추억하고 그리워하는 이들이 많았기에
'응답하라' 드라마 역시 크게 성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유튜브에서 우연히 약 10여 년 전 제작된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고,
어린 시절의 향수를 찾아 시간이 멈춰버린 부산의 산복도로 마을 여러 곳의 탐방을 다녀왔다.
전쟁 피난민들이 모여 살던 판자촌이었으며 70~80년대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시간여행이기도 했다.
안창 호랑이 마을
분지안쪽 끝이라는 의미로 안창이라는 마을 이름이 지어졌다.
한국전쟁 이후 피난민의 거주가 시작되었고,
50년대 이전 사람이 살기 전에는 산림이 우거져 호랑이가 자주 출몰하였다고 한다.
부산을 다니는 여러 버스의 종점으로 자주 봤던 안창마을.
울면서 들어와서, 울면서 떠난다는 아래 다큐처럼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는 곳이었다.
거리에서 우연히 인터뷰한 아주머니의 말씀이
왠지 모르게 심금을 울린다.
이웃의 택배를 대신 맡아주는 것도 예사로운 일인 곳.
인터뷰하며 그새 손녀딸 같은 제작진에게 정이 드신 할머니는
헤어질 때 눈물을 훔치시는데.......
안 보여도
저 밑에까지 가는 거 보고 있을게.
세상에 이보다 더 따뜻한 말이 있었던가.
마음속에 어렴풋이 남아있는
할머니 생각이 떠올라 뭉클해졌다.
https://youtu.be/YYCxBgUwpEw? si=hxyMfoc8 lDRedS-v
무더운 날씨의 여름, 안창마을 탐방을 시작한다.
산기슭에 바둑판처럼 조성된 옛 주택이
미로처럼 골목골목 수놓아져 있었다.
밤나무에는 싱그런 밤이 가득 열매를 맺고 있고.......
주택 앞에서 말리고 있는 세탁물이 거주하는 주민들의 온기를 느끼게 해 준다.
잠시 옛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안창마을의 풍경을 감상해 보자.
안창마을 아래로 쭉 내려오다 보니 아래의 약도대로 걷게 되었는데
범일동에서 유명했던 옛 극장들의 소개가 잘 되어있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다시 반복되는 일상이 시작되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