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통신 #14
월요일 저녁 두 번째 세미나의 주인공은 내가 듣고 있는 수업을 가르치는 강사이자, 책을 통해 알게 되면서 이 멀리까지 내가 오게 된 궁극적인 이유가 된 피터 콘(Peter Korn)이었다. 그의 책을 읽고 온 사람은 나말고도 여러 명 있었는데 <장인의 공부>라는 제목으로 2018년 7월 국내에도 소개되었다.
그는 1951년생으로 올해 67세, 삐쩍 말랐지만 목소리도 크고 목공 시범을 보일 때에는 누구보다 젊게 보인다. 그는 필라델피아에서 변호사인 아버지와 역사학 박사인 어머니 아래에서 유복하게 자랐고 아이비리그인 펜실베니아대학(University of Pennsylvania)에서 역사를 전공했다. 하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그에게 첫 일자리를 준 사람이 목수였고, 여기에서 목공과 만나게 된다. 변호사인 아버지는 그가 목수가 되겠다고 했을 때 ‘손으로 하는 노동으로는 만족스런 삶을 살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단다. 뉴욕에 정착하여 스튜디오를 열고 가구를 만들고 있었을 때 갑작스레 림프암의 일종인 호지킨병 진단을 받게 되었다. 이 때 그의 나이 27살, 하지만 당시 그는 오히려 담담했다고 한다. 이미 27세에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삶을 충분히 살았다고 느꼈다니 놀라울 뿐이다. 당시 화학요법을 받으면서 5년간 생존할 확률이 55%라는 진단이었다고. 이 때 그는 “내게 남은 시간이 단 1년이라면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스스로에게 물었다고 한다. 그의 답은 세상에 아름다운 가구를 하나 더 만들어 내놓는 것이었다고.
긴 치료를 마치고 나았다 싶었는데 46세에 다시 호지킨병 진단을 받았다. 의사들 중 가장 긍정적 의견이 “5년 생존률이 20%”이었다고 한다. 이 때 그는 메인주에서 시작했던 목공학교를 비영리 조직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자신이 세상을 떠나도 목공학교가 지속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10사람이 2만불씩 낸 기금으로 자신의 학교를 비영리 재단으로 넘기는 절차를 밟는다. 만일 살아남으면 이 학교에서 계속 가르치겠다고 이때 결심했단다. 병을 잘 이겨내고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매년 학생들을 가르친다.
오래 살거나 짧게 사는 것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다. 20대에 사망 선고를 받고도 이미 만족스런 삶을 살았다고 생각해 담담하게 받아들였던 그의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내게 남아있는 시간이 얼마인지 모르겠지만, 그 남아있는 시간 동안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