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통신 #12
Center for Furniture Craftsmanship에서는 매주 월요일 저녁 7시부터 1시간 가량 세미나가 열린다. 커피와 쿠키, 아이스크림이 준비되고, 7시 15분부터 두 사람이 연이어 발표를 한다. 세미나는 목공학교 중심에 있는 메슬러 갤러리에서 열리는데, 세미나 시작하기 전 갤러리를 돌아보다가 유난히 눈에 띄는 작품이 있었다. 바로 사진에 보는 기타였다. 어찌나 아름다운지 눈을 떼기가 좀처럼 힘들었다. 첫번째 발표자가 이 기타를 만든 제임스 맥도날드였다(세미나는 불을 끄고 하기 때문에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더 놀라운 것은 내가 수업받고 있는 워크샵 바로 옆에서 그가 이번 한 주 동안 쪽매붙임(marquetry) 수업의 강사를 맡고 있다는 사실이다.
월요일 저녁 발표는 작가들이 나와서 자신의 작품과 삶에 대해서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야기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그는 10대부터 기타를 사랑했고, 밴드 생활을 하다가 목수의 길에 접어들었다. 나무를 얇게 조각내어 그림이나 문양을 만드는 쪽매붙임을 전문으로 한다. 그는 이 기술을 미국내에서 이 분야의 가장 알아준다는 실라스 코프(Silas Kopf)로부터 배웠다고. 코프도 이 목공학교에서 가르쳤고, 당시 조교가 맥도날드였다고 한다. 어린 시절 밴드에서 기타치던 소년이 목수가 되었으니 기타를 만드는 것은 그에게는 운명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기타로 유명한 깁슨의 의뢰를 받아 기타를 만들기도 했다.
(아래 유투브 링크를 클릭해보면 그가 기타를 어떻게 만드는지 간단하게 볼 수 있다; 가격을 물어보니 최하가 4,500불에서 시작하여 위로 올라간다고)
맥도날드는 아마도 70살쯤 되었을 것이다. 뒤이어 발표한 피터 콘 역시 1951년생이다. 그런 그가 불과 6년 전에 대학에서 예술을 전공하여 학사학위를 받았다고 한다. 그와 같은 장인에게 학위는 필요없었을 것이다. 자신이 몸으로 평생 익혀온 것을 노년에 머리로 정리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하고 생각했다.
오늘 저녁과 같은 발표에서는 살짝 감동을 느끼게 된다. 잘난척하면서 어떤 이론을 발표하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살라 저렇게 살라고 꼰대소리를 하는 것도 아니다. 맥도날드의 발표는 한 마디로 말하면 “그냥 나 이렇게 살았어” 하는 소개였다. 그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메인주의 헛간에서 수십년 간 계속 해왔고, 다행이 그것으로 먹고살 수 있었다. 이렇게 나이든 그가 부러웠던 것은 자신의 욕망에 솔직한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었다.
그가 지금도 현역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사건이 하나 있었다. 올해 그는 미국의 록밴드인 올맨브라더스(The Allman Brothers Band)가 1972년 2월 12일에 발행한 <Eat a Peach> 앨범에 헌정하는 기타를 만들고 있다. 이 앨범의 그래픽을 그대로 기타로 옮겨오는 것인데, 독특한 것은 크라우드펀딩방식으로 올맨브라더스팬들의 기금을 받아 기타를 만들어 조지아주에 있는 올맨브라더스 박물관에 보낸다고 한다. 그를 보면서 저렇게 나이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