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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Report Mar 12. 2019

전망 근사한 PKM 갤러리 카페

삼청동의 숨어있는 보물


오랜만에 찾아간 삼청동. 대규모 프랜차이즈 음식점에 대기업 브랜드 매장, 국적불명 공예품들에 우울한 채로 총리 공관과 청와대 사이 주택가에 접어들었습니다. 


장소가 장소인지라 검문을 하네요.
“갤러리 가는데요.”
“어떤 갤러리요?” 
“PKM 갤러리요…”
잘못한 것도 없이 괜히 주눅이 드는 건 왜인지요.


눈앞의 거대한 회색 건물이 지난해 이곳에서 재개관한 PKM 갤러리입니다. 원래는 일반 주택이었는데 건축가 양수인의 설계로 완전히 분위기가 바뀌었네요. 시멘트 외벽에 흰색 타일을 갈아 붙여서 모던하고 깔끔합니다.


5m가 넘는 화이트 큐브에는 김지원 작가의 ‘맨드라미’ 연작이 압도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가면 유리창 너머 펼쳐지는 잔디밭. 그 뒤로 서울 시내 정경이 감동이네요. 


VIP손님들을 위해 멤버십으로 운영이 되는 카페인데 전시 오프닝에도 자주 사용됩니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코스가 준비되어 있는데 바로 건강해질 것 같은 시금치 스프, 상큼한 사과 샐러드에 이어 메인은 돼지고기와 연어 중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저는 돼지고기를 선택했습니다. Pulled pork, 양념과 함께 장시간 쪄 결대로 찢은 목살을 번(bun)과 먹었는데 딱 맞는 간에 소스를 곁들여 먹으니 진짜 맛있네요. 


다음번에 오면 관장님이 추천해주신 수비드 연어도 먹어봐야지 했는데 조만간 채식하는 분들을 위한 비건 매인도 선보일 예정이랍니다. 


디저트는 애플파이와 아이스크림. 점심에는 한 테이블 정도만 예약을 받아서 오픈 키친의 셰프가 손님들의 식사 속도를 직접 확인해가며 코스를 준비해줍니다.


정갈하고 맛있는 음식에 미술은 물론 영화와 음악 등 다양한 주제에 즐거운 이야기를 들려준 관장님 덕에 모처럼 여유 있는 점심시간. 일반에게 오픈하지는 않지만 미리 예약하면(갤러리 행사나 다른 예약이 없을 때에 한해) 갤러리 카페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답니다. 특별한 모임이나 행사 장소로도 좋을 듯합니다. 


완벽하게 고요한 주위. 해가 지고 어두워진 저녁, 이곳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야경이 얼마나 아름다울지 상상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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