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국수

여름이 왔다, 콩국수를 말아야 한다

by HER Report

누가 “간단하게 국수나 만들어 먹자”고 말한다면 화를 낼 것이다. 국수는 절대 간단하지 않아! 맛있는 국수라면 더더욱. 물론 바쁠 때에는 국수를 삶아 참기름과 간장, 깨소금만 넣어 후루룩 비벼 먹기도 한다. 하지만 잔치국수 혹은 국수장국을 만들려면 국물 내고 국수 삶고 고명 만들어 얹어야 한다. 여름철 단골 메뉴인 콩국수라면… 더욱 긴 준비가 필요하다.


좋은 콩을 사서 반나절 이상 불리고 살짝 삶는다. 너무 익히면 메주 냄새가 나서 덜 익히면 비린내가 나니 신경 써야 한다. 그 다음은 콩껍질 걸러내기. 그냥 갈아도 된다는데 나중에 콩물을 거르지 않고 통째로 사용할 거라 속에서 천불이 일어도 꾹 참고 도 닦는 마음으로 한 알 한 알 확인. 미리 물에 불려 껍질을 깐 호두(이 과정 역시 도 닦는 마음이 필요하다)와 잣을 넣으면 고급스러운 맛이 더해진다. 콩물을 거르고 비지를 모아 따로 쓰는 경우도 있지만 거르지 않고 곱게 갈아서 그냥 먹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렇게 콩국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두고 국수 삶아 얼음물에 깨끗이 헹궈 타래 지어 담은 후 콩국 부어 완성. 그러면 거의 하루 종일 걸린다.


편하게 시판 콩국물 사먹거나 잘하는 음식점에 가는 게 낫다 싶다가도 아냐, 내가 좋아하는 맛은 내가 알지, 먹고 싶은 맛을 내려면 직접 만들어야지 하고 비장하게 소매를 걷는다. 날도 더운데 왠 고생인가, 뭐 이리 먹을 거에 난리를 치나. 그래도 고소하고 시원한 콩국수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다. 열 번이나 안 하겠다 마음 먹고 열 한 번 다시 콩국수를 만드는 여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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