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강호동 씨가 한 방송에서 ‘아침에 삼겹살을 구워 먹는다’고 하자 함께 한 사람들이 모두 웃었다. 하지만 나는 웃을 수 없었다. 어쩌지…. 우리 집도 아침에 고기를 굽는다구, 생선을 굽기도 하고… 바로 지은 밥에 국이나 찌개, 생선이나 고기가 올라가 푸짐한, 다른 집 저녁 밥상 같은 아침 밥상이 어려서부터 나에겐 익숙했다.
결혼을 하고 나니 마감에 출장도 잦아 함께 밥 먹는 시간이 적었다. 미안한 마음에 아침이라도 잘 챙기겠다는 결심으로 저녁에 반찬 만들고 육수 내어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다음날 국 끓이고 밥하기를 몇 달. “근데, 나 이렇게 아침 안 먹었는데. 어려서부터 그냥 시리얼에 토스트, 샐러드 정도로 간단하게 먹었는데.” 뭣이라? 진작 좀 말해주지.
그후로는 난리치며 아침을 준비하지 않게 되었다. 점심과 저녁도 잔뜩 먹는데 아침까지 거하게 먹기는 양심이 허락하지 않은 탓도 있다. 그래도 손 덜가는 메뉴로 같이 아침을 먹는다. 제철 과일을 되는 대로 갈아서 주스 만들고 커피 내리고. 머핀에 계란프라이나 베이컨을 넣어 먹거나 따뜻한 토스트에 으깬 아보카도를 올려 먹기도 한다(철망을 사용하면 토스트기계보다 훨씬 맛있게 빵을 구울 수 있다). 시간 날 때 감자나 버섯, 양파를 넣고 수프를 넉넉히 만들어 냉동했다 차가운 주스가 싫은 날 먹기도 한다. 주말에는 어렸을 때 먹던 팬케이크.
건강한 재료로 정성 담아 아침상을 준비하고 남편 도시락까지 준비해주는 친구의 인스타를 보며 나도 저렇게 해야지 감탄하다 아침잠 많은데 이 정도가 최선이라고 스스로 위로하기를 반복한다. 그러다 얼마 전 둘이 함께 일찍 집을 나서서 이태원에 있는 다이너에 들렀다.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니 이것저것 맘 편하게 주문. 커피를 시키고 주스도 시키고, 프렌치 토스트에 팬케이크, 계란에 소시지까지 잔뜩 시켰다. 평범한 분위기에 대단히 맛있는 것도 아닌데 어찌나 기분 좋던지. 아, 밥은 역시 남이 해주는 것이 맛있다더니, 아침도 예외는 아니었다. 매일은 아니어도 가끔 만사 귀찮을 때에는 이렇게 맘 편히 아침외식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