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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Report Feb 19. 2018

나라니클, 관광안내소의 변신

일본 '나라'시가 사람들에게 자신을 알리는 법 

2017년 2월 나라시 관광진흥과는 리뉴얼하는 나라시 관광센터의 이름을 시민들을 대상으로 공모하게 된다. 조건은 ‘이해하기 쉬워야 하고, 해외 관광객에게도 친숙할 수 있는 이름이어야 한다’는 것. 이렇게 응모를 통해 정해진 이름이 NARANICLE. 나라와 연대기를 뜻하는 크로니클(chronicle)을 합친 이름이다. 


794년 수도가 현재의 교토 시로 옮겨갈 때까지 일본의 중심이었고, 일본 역사에서 중요한 도시라는 자부심에서 ‘크로니클’이라는 이름을 쓸 수 있는 자격이 있다는 뜻에서 이렇게 지었다고.


나라에 온 첫날, 가장 번화한 길인 산조도리 사거리 코너를 지나다 관광안내소라고는 생각지 못한 채 식당과 바의 활발한 분위기에 이끌려 가까이 가보았다. 최근 은행지점과 커피전문점이 합쳐져 새로운 공간으로 탄생한다고 하는데, 이 곳은 관광안내소를 뜻하는 로고(i)와 식당을 뜻하는 로고(수저와 포크)가 나란히 붙어있다. 한 코너에는 관광안내소 데스크와 기념품을 파는 가게가, 또 한 쪽에는 식당과 바가 세련되게 만들어져 있었다. 이번에 나라를 걸어다니면서 얼마 크지도 않은 구역에서 관광안내소만 네 곳을 들렸는데, 관광안내소가 변신하는 방향을 생각해볼 수 있었다.


첫째, 정보제공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지만, 관광객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노력중이었다. 나라니클처럼 아예 바와 식당이 함께 갖춰져 있는 곳도 있었지만, 고후쿠지 근처의 관광안내소는 방문자들이 테이블에 앉아 결코 싸지 않은 이곳의 귤을 무료로 먹으며 편안히 쉴 수 있었다.


둘째, 나라의 Handbook <NARA: All you need to know>는 그 동안 보던 관광안내책자와는 판이하게 달랐다. 책자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편집자가 누구인지 궁금할 정도였다. 관광안내책자의 <모노클> 판 같다고 해야 할까? 세련된 디자인은 둘째로 하고, 이 곳에서 소개한 식당과 가게는 분위기와 서비스는 물론이고 나라의 전통을 세련되게 이어가는 엄격한 기준에 맞는 곳을 소개하고 있었다. 이 책이 소개한 곳만 15군데를 가보았다(실은 더 많이 갔지만 연말이라 문을 닫은 곳은 빼고). 놀라운 것은 장소도, 음식도, 가게도 실제 가 본 곳중에 기대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한 곳이 한 군데도 없었다는 것이다. 우리의 나라 여행은 짧은 기간이었지만 이 책자를 만나기 전과 후가 판이하게 달랐다. 짧은 시간동안 정말 엄선된 곳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물론 관광안내소의 변신만으로 관광객이 더 많이 찾아올 수는 없다. 나라를 돌아보면 식재료에서부터 이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방식에 이르기까지 이 지역만의 역사와 색깔을 잘 지키고 있었다. 우리는 오래된 역사는 있으나 이를 길거리나 식당에서, 기념품이나 관광지에서 잘 보존하거나 살려내지는 못한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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