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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Report Jul 04. 2019

한 끼로 충분한 든든한 아이스크림, 솔트&스트로

포틀랜드 여행 #8

[HER Restaurants: 미국 포틀랜드, 솔트&스트로(Salt&Straw)]


2011년 처음 시작한 것은 포틀랜드 남쪽, 오스웨고 호수 근처의 파머스 마켓에 등장한 작은 푸드 카트였다고 한다. 솔트&스트로(Salt&Straw)가 세 달만에 첫 매장을 열 정도로 인기를 누리게 된 것은 다른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맛볼 수 없는 독특한 맛 덕분이었다. 블루치즈라거나 본 매로(골수) 아이스크림 만들 생각을 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니까. 불과 8년 사이에 이곳은 오레건과 워싱턴, 캘리포니아 등의 서부 지역 일대로 매장을 확장한 전국구 아이스크림 브랜드가 되었다.


여러 도시에 매장이 있지만 그래도 처음 창업한 곳이 주는 아우라 같은 것이 있다. 마음 같아서야 오스웨고에 자리한 1호 매장에 가고 싶지만 그러기엔 시간이 없으니 23번가의 시내 매장으로! 점심 후에 갔더니 줄이 어찌나 긴지, 그래도 기다리는 것이 즐거웠던 것은 친절한 스탭들이 일일히 응대해주며 궁금한 맛을 다 시식해볼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었다.  


아이스크림 앞에서는 결정 장애가 되어버리는 나는 이것저것 맛본 후 가장 기본적이고 튀지 않는 걸로 두 가지 골랐다. 아몬드 브리틀(Almond brittle and salted ganache)과 초컬릿 앤 구이 브라우니(Chocolate and gooey brownies). 진하고 기분 좋은 맛이다. 정말이지 이름 그대로 아몬드 ‘덩어리’가 들어있고 끈적한 초코 브라우니 ‘덩어리’가 들어있다. 아이스크림을 원체 좋아해서 앉은 자리에서 두 세개라도 먹을 수 있는 나인데 솔트&스트로 아이스크림은 쉽지 않았다. 일단, 배가 불러버리는 바람에! 한 스쿱 짜리 기본을 반반 섞어 시켰는데 서울에서 하던 대로 더블스쿱 시켰다가는 병원 갈 뻔했다.


주 단위, 월 단위로 독특한 맛이 계속 등장하니, 팬들은 새로운 맛을 경험하기 위해 이곳을 자주 찾는다. 우리가 갔을 때에도 버섯 아이스크림에, 한국식 프라이드치킨에 영감 받은 아이스크림에 대한 뉴스가 계속 쏟아지고 있었다. 이상한(weirdo) 것을 사랑하는 포틀랜드이니 즐겁게 이상하고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탄생시킨 것도 당연한 일인 것 같았다. 


낮 10시부터 밤 11시까지 운영하니 저녁 조금 먹고 이곳에서 야식으로 아이스크림에 풍덩 빠져보는 것도 즐거운 추억이다. 838 NW 23rd Ave. 

* 오스웨고 호수 매장은 100 A Ave. Lake Oswego, OR 97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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