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ER Report Jan 11. 2020

파스타와 와인 한 잔으로 피로를 푸는 망원동 바르셀로나

사람들의 발길이 많은 망원동, 뭔가 제대로 요기를 하겠다고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곳이 바르셀로나. 계단을 따라 지하로 내려가면 나오는 이 작은 레스토랑 겸 바는 테이블 4개가 전부. 까바와 와인은 물론 셰리도 다양하게 마실 수 있는 곳인데 안주 겸 식사로 곁들이기 좋은 간단한 음식들이 매력적이다.


자리 잡고 앉아 일인용 까바 한 병에 셰리주 한 잔을 시켜 올리브와 함께 먹고 에피타이저 삼아 감바스를 먹는다. 함께 나온 빵에 오일을 듬뿍 찍고 새우와 마늘을 올려 먹고 있으면 메인이 나온다. 계절에 맞게 안주류와 파스타가 바뀌는데 주말 저녁에만 먹을 수 잇는 특선 메뉴는 강추입니다! 요즘은 단풍가리비찜을 먹을 수 있는데 버터에 슬쩍 쪄낸 가리비를 껍질에서 떼어 내 먹는 동안 한 마디도 할 수 없다. 왜냐하면 많이 먹어야 하니까. 가리비가 없을 때에는 새우구이라거나 다른 메뉴로 대체된다. 주중에 먹을 수 없는 것이 좀 아쉬운 편.


넓적통통한 리가토니(아마도)에 진한 라구 소스를 듬뿍 올려주는 라구 파스타는 뜨끈뜨끈하게 나와서 요즘처럼 날씨 추을 때 특히 맛있다. 까르보나라 스파게티는 자주 시키지 않는 편인데 이 집의 까르보나라는 계란노른자와 페코리노 치즈만으로 만들어 찐덕하니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조금 동양적인 국수를 먹고 싶다면 피시소스를 조금 넣어 볶은 후죽순과 매운 고추를 올려주는 죽순 갈릭 누들을 먹을 때도 있다. 뭐, 이것저것 생각나는 대로 다 시켜먹긴 합니다.


오랫만에 한국에 온 친구와 이곳에서 만나 처음에는 소심하게 미니 버틀 하나씩 시킬까 하다 그냥 까바 큰 거 한 병 시키는 게 낫다는 사장님 제안으로 '시켜놓고 남기지 뭐' 했지만 결국 우리는 둘이서 한 병 깔끔하게 비워버리고 배가 부를 때까지 파스타를 먹었다.


공간이 좁아 여러 사람이 같이 가기는 힘든데, 엄청 살가운 서비스보다 조금 드라이한 서비스에 마음 편해 하는 분들이라면 가볼 만한 곳. 와인 한 잔 마시기 위해 가는 척하지만 바로 해서 뜨거울 때 테이블에 올려주는 파스타 덕분에 사실 저에게는 숨겨둔 밥집이라는....


매거진의 이전글 우연히 만난 반가운 인연, 망원동 카페 Offne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