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2월 15일 읽음.
26.2.15
아름다우면서 차갑고, 우울하고, 충격적이고, 잔혹하고, 파괴적이고 슬프다
너무 슬프다. 칠흑같이 어두운 심연으로, 깊고 깊은 바닷속으로 끌고 간다.
작가가 이야기하는 '자기 세계' 함락시킬 수 없는 성곽과도 같은, 연초록에 함뿍 물든 장미꽃이 만발한
그 성곽의 곰팡이와 거미줄이 쉴 새 없이 자라나는 지하실에서 키워내는 귀한 재산, 자기 세계
우리는 연습을 하는 것이지. 생명을.
번뜩이는 철편과, 현기증, 끈덕진 살의와 마음을 쥐어짜는 회오, 사랑을 버텨가며, 싸워가며, 승리하고, 복종하며... 우리는 연습할 뿐
괴로운 현실과 선명히 대비되어 더욱 빛나는 희망을 품어보고
생을 닦달해 가며 극기로 연습해도
닿을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한 체념과 무력감이 깊은 심연으로
이 소설이 너무나도 처량하고 슬프게 느껴지는 건
그가 소망하는 것이 너무 크고 빛나는 것이어서였을까
그가 꿈꿨던 생명의 모습이 그만큼 눈부셨다는 뜻일까.
1960년대의 삶의 고통과 슬픔이 가슴에 사무치는 듯한 단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