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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희원 Feb 16. 2023

정신의 인식역량과 감정

에티카 5부 전반부

윤리학 5부 <정리 1~ 정리 20>


윤리학 5부 정리 1부터 20까지 스피노자는 감정에 대한 치료법을 오직 지성을 통한 정신의 인식역량만으로 이야기한다.


정리 20에서도 나와있듯이, 스피노자가 말하는 (지성을 통한) 정신의 역량이 감정에 대해 할 수 있는 것은


1. 감정 그 자체의 인식 (정리 4, 5)

2. 외부 원인에 대한 우리의 표상과 감정을 분리 (정리 2, 정리 4 주석)

3. 더욱 적합한 이해를 통한 감정의 시간적, 질적 우월성 확보 (정리 7)

4. 다양한 원인 인식을 통한 감정의 수동성 약화 (정리 9, 11)

5. 감정의 상호 연결을 통한 감정의 정리 (정리 1, 2, 10, 12, 13, 14)


라고 할 수 있다. 


<나의 생각>

1) 정신과 신체의 연관성에 대해서 : 데카르트가 정신과 신체의 분리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스피노자가 그 반대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매우 유명한 이야기이다. 스피노자는 이와 관련하여 서두에 데카르트를 은근히(?) 비꼬고 있다. 정신과 신체는 연관되어 있는가? 아니면 완전히 구별되는가? 현대의학에서도 많이 밝혀졌듯이, 정신과 신체는 어느정도 연관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에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더 나아가, 정신과 신체과 얼마나 연관되어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보자면, 현대인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많이 갈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표적으로 철저한 유물론자들은 물질인 신체에 따라서 정신은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할 것이고, 관념론자들은 (여기서 말하는 관념론자는 순수 100% 관념론자가 아니다) 물질과 별개의 정신 또한 존재한다고 볼 것이다. 이에 대해서 나는 유물론에 가까운 생각을 지금 가지고 있는데, 세미나 때 한번 얘기해 보면 좋을 듯 싶다.


2) 정신의 인식역량에 대해서 : 스피노자는 정신의 인식역량을 통해 감정의 치료법을 도출해 낼 수 있다고 보았다. 그의 주장을 정리 20까지 보면 경험적으로도 도출해 낼 수 있는 타당한 얘기들이 많다. 나 또한 정신을 통해 나의 감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할 수 있는데 동의한다. 그러나 그 정도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스피노자는 정신을 통해 신을 인식하고 사랑함으로써 악의 감정을 완전히 물리칠 수 있다는 어조로 정리 20까지 정신의 역량을 확장시키는데, 일반적인 인간이 그 정도까지 정신의 역량이 확장될 수 있을까? 당장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는데 신을 인식하고 사랑함으로써 내 마음속에 드는 악의 감정을 물리칠 수 있다고 나는 말할 자신이 아직까지는 없는 듯 하다.


3) 감정의 선악에 대해서 : 스피노자는 정신을 사유하지 못하도록 막는 한에서 감정을 악이라고 언급한다. 그러나 감정에 선악이 존재할 수 있는가?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면 감정은 반응이다. 나를 둘러싼 외부환경과 내가 상호작용하면서 발생하는 충돌에 대한 반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가치가 개입될 여지는 없어보인다. 


스피노자는 감정이 이성에 따를 경우 선이며, 우리 본성과 반대될 경우 악이라고 하는데, 지금까지 읽은 에티카에 비추어보면 이는 철저히 개인에게 선이고 악이라는 의미에 가까울 것이라고 보인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스피노자의 악인 감정과 선인 감정에는 가치가 개입되어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그렇지 않다면, 선 혹은 악이라고 불러야 하는 것이 아니라 플러스(+) 혹은 마이너스(-)라고 불리는게 더 타당해 보이기 때문이다.


4) 수동감정과 능동감정에 대해서 : 정리 4 주석에서 스피노자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한다. 그는 “인간이 능동적이라 일컬어지는 것과 수동적이라 일컬어지는 것은 동일한 욕구에 의한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는데 이 부분이 인상이 깊다. 예컨대 인간이 배가 고픈 것은 인간의 생물학적인 수동성으로 인해 기인하는 인간의 특성이다. 그러나 인간이 배가 고픈 욕망으로 인해 나무에서 과일을 따는 것은 능동적인 것이다.


즉, 하나의 욕구는 수동성과 능동성을 동시에 내재하고 있다. 다만, 내가 생각하기에 수동성은 도출되어 있지만 능동성은 도출해내야 하는 무언가이다. 즉, 대부분의 욕구, 감정은 수동성과 능동성을 내재하고 있지만 수동성은 우리가 특정한 행동이나 사고를 할 필요 없이 그대로 도출이 되어 있지만 그러한 욕구와 감정이 능동적이기 위해서는 어떠한 사고 과정과 적극적인 행동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방금 들었던 예시에서 배가 고픈 것은 우리가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을 경우 수동적인 것에 머무른다. 그러나 우리가 배가 고픈 욕구에 기반해 어떠한 행동을 취할 경우 능동적인 것이 되는 것이다. 감정 또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나의 질문>

Q1. 스피노자가 ‘감정의 치료법’이라고 명명을 한 이유는 무엇인가?

Q2. 모든 신체변용에 대해 우리는 과연 어느정도의 명석판명한 개념을 형성할 수 있는가?(정리4) 왜냐하면, 원인을 모르는 신체변용의 예시가 매우 많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Q3. 정리 14부터 나오는 스피노자의 신의 개념을 다른 단어로 치환할 수 있다면 무엇이 가장 적합한가? ex) 이상, 우주, 세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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