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나..
오늘 썸원님의 뉴스레터에 실린 글('글쓰기가 어렵다'는 말은 진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을 읽고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나는 매일 기록의 중요성, 글쓰기의 중요성을 되뇌었었는데 정작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맞다. 나는 글 쓰는 것을 어려워한다. 아니, 정확하게는 내 생각을 글로 정확하게 풀어내는 행위에 미숙하다. 그래서 이 미숙한 나 자신을 정면으로 마주할 용기가 없어 글쓰기를 미루고 미뤄왔다.
가진 생각을 명료하게 하고, 그것을 뒷받침할 논거를 찾는 일. 이 두 단계의 프로세스를 프로(?)답게 수행하지 못함에 진한 자격지심이 있(었)다.
어쩌다 글을 써보자, 다짐해도 머릿속에 떠다니는 생각을 논리에 받쳐 조립하지 못해 중도에 포기한다. 그리고 ‘글쓰기’ 자체가 어려운 일이라며 애꿎은 부분에 탓을 하고 뒤돌아 섰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본질적인 문제는 내가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힘이 부족하다는 것을. 더 정확히는 생각의 수준이 낮다는 것을.
그렇기에 나는 더욱 글을 써야 한다. 머릿속에서만 떠다니고 금방 휘발되는 생각들을 끄집어내 기록해야 한다. 그리고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 한다. 그렇게 빈약한 생각의 논리를 채우고, 부족한 자기 확신을 키워나가야 한다.
조금 뜬금없지만 나는 독서를 좋아한다. 그렇지만 독서를 왜 좋아하냐는 질문에는 명료하게 답변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한다. 그저 지적으로 보이고 싶어서 읽는 건 아닌데 대답을 하지 못하니 그냥 그런 애가 된다. 그래서 지금 내가 왜 책을 좋아하나.. 생각해 봤다.
나보다 앞선 시대를 살며 삶의 지혜를 축적한 현인들의 지혜를 한 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게 쩐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강단에 선 학교, 단체에 속하지 않는다면 접하기 어려웠을 지혜와 정보를 단 2만 원으로(때론 그것도 안 되는 가격으로) 서점에서 구할 수 있단 게 가성비 좋다 생각한다. (그리고 책 읽는 내 모습이 좋기도 하다..)
다시 글쓰기에 대한 얘기로 돌아와서, 나는 앞으로 글쓰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꾸준하게 글을 쓸 작정이다. 생각을 한 자, 한 자 글로 풀어내고 내 의견과 주장을 더 탄탄한 논리로 받치는 연습을 할 것이다.
항상 책이나 영상을 통해 얻은 지식을 수동적으로만 받아들였는데, 이제는 내가 보고, 듣고, 배운 것들을 삶에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지 더 주체성을 갖고 고민하는 훈련을 할 것이다. 바로 글쓰기를 통해!
나는 내가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싶다. 후에는 나 자신을 콘텐츠 삼아 세상에 이로운 임팩트를 주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나에 대한 퍼스널 브랜딩이 필요한데, 문제는 나는 나를 아직 잘 모른다는 것이다. 알면서도 외면하는 부분도 많다. 글쓰기와 같은 내 부족한 부분들.. 그런 것들은 아주 안간힘을 쓰며 외면한다. (어른이 되려면 아직 멀었나 보다. 나 스물아홉 살인디..)
나다운 브랜딩의 시작은 먼저 나를 샅샅이 살피고 잘 이해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각을 잘해야 한다. 생각에 논리적인 근거를 잘 받치고, 타인에게 잘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오늘 나의 부족함을 하나 마주하고 인정했으니 나는 어제보단 조금 더 성장했으리라 생각한다. 매일매일 한 단계 더 발전할 나를 기대하며 오늘의 일기를 마친다.
*썸원님의 글 원문(인스타그램)을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