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할 용기

그리고, 경험한 것을 최선의 것으로 받아들일 용기

by 최용

나는 종종 운동선수들을 코칭한다.

운동선수 전문 코치는 아니지만, 골프대디로서의 경험을 알고 있는 지인과 그 지인의 소개를 통해 주니어 선수들을 만나게 된다. 어린 선수들을 대상으로 하는 코칭은 주로 커리어 코칭과 멘털 코칭의 맥락에서 진행한다.


보통의 학생들과 달리, 학생 선수들은 커리어 목표가 비교적 명확하다. 그래서 대부분은 커리어 탐색보다는 멘털 코칭을 목적으로 찾아온다. 시합에서 흔들린 자신감을 회복하고 싶거나, 더 나은 성장을 위해 멘털을 단단히 다지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다. 간혹 지금까지 운동에 전념해 왔지만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앞으로의 커리어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자 오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도 고등학생 단체 종목 선수 한 명을 코칭하고 있다.

이 학생은 성적도 뛰어나고 팀 내에서도 인정받는, 소위 탑티어 선수다. 성취 수준이 높은 피코치를 코칭하는 일은 코치 입장에서도 늘 흥미롭다.


이 피코치는 자신이 하고 있는 운동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대단하다.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한 이 운동에 대해 한 번도 ‘이게 맞을까?’라는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다고 한다. 힘든 순간은 많았지만, 싫어서 그만두고 싶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했다. 오히려 자신의 운동이 너무 재미있고 좋다고 말한다.


궁금해졌다.

이 어린 선수에게 이런 확신과 흥미를 만들어준 힘은 무엇일까. 그리고 커리어 확신을 갖지 못해 흔들리는 피코치들에게, 이 학생의 답이 어떤 힌트를 줄 수 있을까.


그래서 물었다.
“운동이 그렇게 재미있는 이유가 뭐야?”

그의 답은 단순했다.
“제가 해본 것 중에 이게 제일 재밌어요. 그리고 더 재미있는 건 아직 못 찾아봤어요.”


이 피코치는 운동하는 시간이 즐겁고 행복하다고 했다. 그래서 선수라는 길을 끝까지 가보고 싶다고 말한다.

물론, 아직 경험의 폭이 넓지 않은 어린 학생이기에 이 선택이 그의 인생에서 ‘정답’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경험해 본 것들 가운데 가장 즐겁고 몰입되는 선택이라는 점에서, 이 커리어 확신은 충분히 의미 있게 들여다볼 가치가 있다. 그리고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은 '정답'이 아니라 지금 필요한 '해답'이기도 하다.


우리는 아는 만큼 보고, 경험한 만큼 선택할 수 있다.

이는 일상의 선택뿐 아니라 커리어 개발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한다. 그래서 나는 커리어 코칭 장면에서, 가능한 한 선택지를 넓힐 수 있도록 다양한 경험을 권한다.


이 지점에서 두 가지 ‘용기’가 필요하다.


첫 번째는 시도할 용기다.
“좋은 건 알겠는데 어려워서요.”
“지금 제 상황에서는 힘들 것 같아요.”
이런 말들 뒤에는 종종 ‘경험을 시작하지 못하는 용기 부족’이 숨어 있다. 완벽할 수 있을지를 따지기보다, 관심이 가면 일단 해보는 것이다. 물론 성향상 새로운 시도가 부담스러운 사람도 있다. 그런 경우에는 관심 있는 것을 잘게 나누어,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두 번째는 선택한 경험을 나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용기다.

경험한 것들 중에서 ‘이게 지금의 나에게 최선이다’라고 인정하고, 그 선택을 더 깊이 밀어 넣는 용기다. 경험을 자산으로 만드는 용기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어린 선수가 많지 않은 경험 속에서도 가장 즐겁고 몰입되는 선수 생활을 자신의 길로 받아들이는 것처럼 말이다.


한희에게도 선수 생활이 즐거웠는지를 물었다.

힘들고 스트레스가 많았지만, 그 시기에는 자신이 선택한 골프가 최선이었다고 기억하고 있다. 이후 새로운 선택지가 생겼고, 그 선택지를 받아들여 지금은 지금의 자리에서 또 다른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
용기를 가지고 경험하다 보면, 선택지는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그리고 그렇게 찾고 선택한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지금 내가 한 선택이 이 시점에서의 최선임을, 그리고 그 선택을 한 내가 충분히 괜찮은 사람임을, 의심하지 말고 용기를 내어보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