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생각하는 어른은 누구인가요

어른 김장하와 농구코치 전규삼

by 밤결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어른이 된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사회에 나와서 어른의 나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보여준 책임전가와 회피, 이기주의는 전혀 어른답지 않았다. 본보기가 될 만한 어른을 만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었고 저렇게 늙고 싶지 않다는 모습만 늘어났다.

어떻게 늙고 싶은가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와 맞닿아있다. 과거는 돌이킬 수 없고 죽기 전까지 남겨진 모든 시간은 늙어가는 시간이다. 시간은 필멸의 인간에게 생명이자 삶 그 자체이기에 나의 시간을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나의 생명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의 문제인 것이다.

최근 어른 김장하라는 영화를 봤다. 진정한 어른은 자신의 존재이유이자 삶의 소명을 찾아내 그곳에 굵직한 생명의 뿌리를 내리고, 사람에게 향하는 가지를 뻗어 향긋한 꽃향기와 달콤한 열매를 내어주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송도중고교의 유명 농구코치인 전규삼 선생 역시 같은 결의 사람이었다.

19세에 한약방을 개원하고 70년 가까이 운영하면서 김장하 선생의 모든 것은 사람으로 향해 있었다. 자기 자신에만 머무르지 않고 타인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품은 사람의 온전함은 스크린 너머의 나에게도 은은하면서 또렷하게 드러났다.


북에 가족을 두고 온 전규삼 선생 역시 학생들이 단순히 농구를 잘하는 선수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 살아갈 뿌리를 단단하게 잡아주고, 농구라는 종목 안에서 꽃을 필수 있게 그윽한 사랑으로 품어주었다.


이 둘은 늘 한결같은 모습이었다.

믿어주는 것, 그리고 함께하는 것.

그리고 이들을 거친 사람들 또한 한결같다.

더 나은 인간으로 살아갈 것임을 다짐하며,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것.

나도 그들처럼 자기 신념의 토양에 깊게 자리 잡은 탄탄한 뿌리를 가진 자가 되고 싶다. 흔들리지 않는 뿌리로부터 올라온 열매를 다른 이들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깊은 호수처럼 조용하고 굳건하지만 늘 그 자리에서 따듯한 눈으로 지켜봐 주는 어른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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