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업했습니다
뭐든 한 번에 되는 일이 없다. 끝난 게 끝난 것이 아니었다.
사업자등록증을 가지고 직접 세무서로 가야만 폐업신고가 되는 줄만 알았다. 생각지도 못한 서류까지 AI는 요구한다. 갑자기 머리가 띵해진다. 어설픈 검색은 몸을 힘들게 한다.
쉽게 연결되지 않는 몇 번의 공공기관과의 통화로 홈택스에서 모든 게 가능하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사업자등록증도 특별한 연락이 없다면 반환하지 않아도 된단다. 찢어버리라는 정감 어린 상담사의 당찬 안내가 마음에 들었다.
꾸며놓은 홈오피스 공간에서 다시 노트북을 켰다. 1분도 안 돼 마칠 수 있었다. 세무서 가려고 부산하게 외출 준비했었는데, 어찌 됐든 백수 된 첫날 출근하는 모양새로 폐업신고를 마쳤다.
비슷한 상황의 사업자분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외출 준비하지 않으셔도 되고, 집에서 편하게 홈택스로 처리가 가능함을!
공간은 사라졌지만, 남편과 내가 바라던 홈오피스를 만들었다.
이 방에서 난 또 무슨 꿈을 꾸게 될까?
쌓여있는 설거지 더미는 여느 때처럼 좀 미루며 차근히 또 뭔가를 꿈꿔본다.
(앗, 꿈꾸기 전에 아직 처리할 업무가 꽤 남았구나.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