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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샐리 김 May 10. 2020

초보 작곡가 - “함께라면”

엄마는 곡 쓰고 아들은 노래하고, #동요 #아이 #어린이 #노래

최근 코로나바이러스로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갑자기 문득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어들을 종이에 나열해 보았더니 한 구절 한 구절이 모여서 문장이 되고, 여기에 어울리는 음을 흥얼거리며 멜로디를 입혔더니 순식간에 노래 한 곡이 완성되었다. 30분 만에.


집에 있는 피아노로 건반을 눌러가며 음악노트 오선지를 펼쳐놓고 박자와 조성을 정하고 음표를 하나씩 그려 나갔다. 학교를 졸업한 이후 이십여 년 만에 흔히 말하는 ‘콩나물 대가리’를 직접 연필로 그려본다. 한 마디 안에 들어갈 박자를 세분하여 기입하는 게 초보자인 내게 조금은 까다롭고 번거로웠지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악보 작업에 매달렸다. 난생 처음 창작의 즐거움을 맛보는 순간이었다.


작사, 작곡은 전문가들의 특수한 영역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노래 한 곡을 후딱 만들었다는 게 나 자신도 믿기지 않으면서 얼떨떨한 기분이었다.


초등학생 아들 녀석에게 “이거 엄마가 만든 노래인데 네 목소리로 좀 불러죠.”라고 부탁을 했다. 나의 심플한 피아노 반주에 맞추어 아들이 옆에서 노래를 불렀다. 휴대폰으로 녹음을 해서 지인들에게 들려줬더니, 아이의 목소리가 맑다, ccm 느낌이 난다, 코로나 시기에 잘 어울리는 노래같다는 등 다양한 의견들이 있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아이 변성기 오기 전에 제대로 녹음을 해서 추억으로 간직하고 싶어 졌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잠잠해지면 아이를 녹음실에 데려가야겠다. 엄마가 만든 노래를 아들이 부르는 것도 우리 모자의 인생에서 독특하고 의미 있는 경험일 테니까.


사실 오래전에 동요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일과 육아로 바쁜 일상에 허둥대느라 잊고 지내다가 이번에 불현듯 떠오른 거다. 그러고 보면 코로나바이러스 덕분에 내 오랜 꿈을 이룬 거라고 볼 수도 있겠다.


미흡하여 쑥스럽지만 코로나바이러스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고자 가사를 적어 본다.


< 제목 : 함께라면 >
1절
한여름밤 반딧불이 한마리의 빛으로도
어두운밤 밝혀주듯 우리마음의 등불켜리
거친세상 풍파에도 상처받고 아파해도
슬기롭게 힘을모아 지혜롭게 이겨내요
희망으로 사랑으로 밝은세상 만들어가요
함께라면 할수있죠 함께라면 할수있어요

2절
외로운밤 먼하늘의 성긴별을 바라보다
보고픈이 떠올리며 그리운마음 달래본다
거친세상 풍파에도 상처받고 아파해도
슬기롭게 힘을모아 지혜롭게 이겨내요
희망으로 사랑으로 밝은세상 만들어가요
함께라면 할수있죠 함께라면 할수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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