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나 EBS에서 발간한 <자본주의> 등 경제와 관련된 책을 꽤 읽었으나, 나는 미시경제나 거시경제 같은 건 잘 모른다. 내 머릿속의 경제는 비비고 왕교자를 어느 마트에서 더 저렴하게 파는지, 과일과 야채는 어느 상점이 신선함과 가격경쟁력을 동시에 갖추었는지, 동네의 상점과 월세, 부동산은 작년과 비해 얼마가 오르고 내렸는지로 이루어져 있는데 최근에 경제관련 블로거의 경제/부동산 관련 리포트를 받아보고, 강의를 들으며 몇 가지 관점이 추가되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동네 경제의 지표는 ‘옷가게’라고 한다. 동네에서 옷가게가 줄어드는 추세라면 그 동네의 경기가 좋지 않은 것이다. 동네 옷가게에 들러 주기적으로 옷을 사는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부모님이 거주하는 작은 신도시의 경제는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옷가게가 2개 더 늘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된 옷의 종류로 보았을 때 타겟은 3040여성인 듯하다. 몇 년 전, 인근에 대학과 준정부기관이 들어서 젊은 연령대의 연구원과 학생, 안정적인 직업군인 교직원이 새로 유입된 영향도 있을 것이다.
이 지역은 현재 카페 춘추전국시대다. 이 동네는 총 인구가 3만 2천정도 인데 한 상가에 카페가 3개나 연달아 있을 정도로 카페가 많다. 전국에서 영업하는 거의 모든 프랜차이즈를 만나 볼 수 있다. 당장 생각나는 브랜드만 14개이고 그 외에 개인이 영업하는 카페도 6개가 넘는다. 건너건너 아는 사람이 친구와 의기투합, 1억원의 비용을 들여 카페를 차렸는데 한 달 정산을 끝내고 나니 각자 앞으로 15만원씩 돌아오더란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여전히 카페를 꿈꾼다.
프랜차이즈를 비롯하여 개인이 운영하는 아담한 인테리어와 사장의 센스를 무기로 내세운 카페는 여전히 생겨나고 있다. 몇 년 전과 비교해보았을 때 지금의 카페는 예전보다 세련된 인테리어와 분위기, 더 나은 맛을 뽐낸다. 그러나 냉정히 보았을 때, 카페 업종은 이미 레드오션을 넘어 과열이다. 적당한 인테리어와 메뉴로 섣불리 달려들었다간 몇 달을 못 채우고 유리창에‘임대’란 단어와 부동산 전화번호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며칠 전에도 주변에서 ‘카페를 차리고 싶다’는 말을 들었다. 이상과 현실을 분리시키지 못하는 것일까. 이미 알고 있지만 눈과 귀를 막고서 스스로 그려낸 환상의 세계로 뛰어드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