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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이그라운드 Jul 21. 2018

도대체 헤이그라운드엔 누가 일해요?

헤이그라운드 커뮤니티매니저 최병주

지난 1년 간 헤이그라운드 커뮤니티 팀에서 일하며 느꼈던 가장 큰 점은 진부하게도 “세상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구나.”였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에게 다양한 질문을 받았다.


헤이그라운드에 입주한 소셜벤처 대표들과 문재인대통령님과의 만남 _ 출처 효자동사진관


“대통령님 오셔서(링크) 걸으신 길이 어디냐.”는 성지순례성 질문부터 “1층 헬스클럽(링크,  피트니스 클럽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많다.)의 오늘 점심메뉴가 무엇이냐”는 오늘뭐먹지성 문의, “헤이그라운드가 대한민국의 사회적 경제와 성수동 지역경제에 미치고 있는 영향을 설명하라.”는 어쩌면영원히대답할수없을것만같은 대입논술형 질문까지. 우리가 앞으로 해나가야 할 일이 많이 있음을 잘 느낄 수 있었다.


헤이그라운드 홈페이지 등에서 제공되는 정보(공실 현황, 공간 구성, 주차, 제휴 서비스 내용, 멤버십 요금 등)가 충분하지 않아서 물어보시는 경우가 잦다. 첫 번째 질문은 대부분 정해진 내용이 있는 편이어서 곧바로 답을 드리는 게 어렵지 않다. 문제는 두 번째와 세 번째 질문인데, 이걸 물어보시는 분이 어떤 분인지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 자리에서 구구절절하게 답을 드리기 참 어려울 때가 많다.


사실 이런 어려움은 헤이그라운드가 형태가 유사한 코워킹 스페이스들과는 조금 다른 입주 프로세스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해도 좀 복잡하다.) 헤이그라운드 멤버가 되기 위해서는 홈페이지에서 꽤 문항이 많은 신청서도 작성해야 하고, 신청서 작성 후에도 개별 인터뷰 시간을 가진다. 때문에 빼곡한 신청서 문항을 보고 입주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거나 과정 중 커뮤니티 팀에서 입주 희망자에게 헤이그라운드 입주가 어렵다는 안내를 드리는 슬픈 경우도 심심찮게 있다.


가끔은 담당자로서 지점도 꼴랑 1개에 멤버도 550명, 회사 수로는 80개 남짓하고, 사무실 청소도 해주지 않으며 간식도 부실한(우리 공간엔 맥주가 없다. 오후에 도넛을 돌리지도 않는다.) 우리가 너무 콧대만 높은 것처럼 보이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되는 순간도 있다. 그런 미안함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런 과정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이유는 헤이그라운드를 ‘커뮤니티’로 만들기 위함이다.


‘커뮤니티’란 개념은 참 복잡하고 광범위하며, 몹시 어렵다. 최대한의 동질성을 지향하는 집단이 커뮤니티이며, 다양성을 핵심적인 가치로 언급하는 곳에도 커뮤니티라는 이름이 붙는다. 커뮤니티란 공정하고 엄격한 원칙 하 운영되어야 한다는 믿음이 존재하기도 하며, 동시에 한껏 해이해진 규칙이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여겨지는 커뮤니티도 있다. (이런 복잡함에 지쳐 이런 글을 썼던적도 있다.)


헤이그라운드 1주년 이벤트 Hey Night


하지만 이런저런 표피를 걷어내고 나면,

모든 커뮤니티에서 빠질 수 없는 근간, 핵심은 ‘사람’이다.

커뮤니티란 결국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진 것이며, ‘사람이 없는 커뮤니티’란 성립될 수 없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바꾸어 말하면 그 커뮤니티가 어떤 곳인지는 커뮤니티를 이루고 속해 있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과 행동을 가진 사람들이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변화가 무엇인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빙빙 돌았지만 결론적으로, 헤이그라운드는  ‘체인지메이커들의 코워킹 커뮤니티’를 지향하므로 이 커뮤니티에 적합한 가치관과 행동양식을 가진 사람들을 찾는다.


멤버 입주 프로세스 전후과정에서 고려하고 있는 세세한 사항을 풀어쓰기는 어렵다. (우리도 먹고 살아야죠.) 다만 아래 이야기를 통해 헤이그라운드가 찾는 멤버들의 모습에 약간의 실마리를 얻으실 수 있다면 좋겠다.

이러면 좀....


헤이그라운드 멤버십 요금은 ‘멤버’가 ‘헤이그라운드’에 낸다는 사실을 모르고 입주를 신청하시는 분들이 있다.  ‘헤이그라운드는 체인지메이커를 돕기 위한 공간이다.’는 표현을 종종 쓰다보니, 이런 오해도 생기나 싶다. (특히 국내 주요 일간지나 공중파 TV에 이 분의 이야기가 나가면 더욱 그렇다. 멤버십신청서에돈달라고욕을쓰신분도있다) 그리고 헤이그라운드에서는 입주한 멤버에 금전을 제공하지 않으며, 또한 공간에 입주한 멤버를 대상으로 투자를 진행하지 않는다. 헤이그라운드 멤버가 되고자 하시는 분이 사회적 선의를 가지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이해할 수는 있으나, 규정된 멤버십 요금 납부를 생략하고 멤버십 계약을 진행하는 경우는 없다. (우리도 먹고 살아야죠..)


사실 헤이그라운드 공간 특성상 입주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꽤 있다. 이는 헤이그라운드가 코워킹 오피스로서 가지는 특성인 각 멤버가 계약해서 쓰는 전용공간 대비 모든 멤버가 함께 이용하는 공용공간이 훨씬 큰 것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즉, 각 멤버의 전용 공간은 인원 수에 맞게 데스크/의자를 배치할 수 있는 수준으로 최소화하되, 회의실, O/A, 키친, 휴게실 등 업무상 필요한 공간은 사무공간 밖에서 모두 공동으로 사용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때문에 헤이그라운드 입주 전 사무공간 내에서 다량의 제품을 적재하거나, 고가의 장비를 보관했던 분들은 난감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창고/라커를 운영하고 있지만, 개인 소지품 정도를 보관할 수 있는 수준이다.) 또 같은 맥락에서 공용 공간을 특정 멤버에게 고정적으로 이용하도록 배려(영상을 찍는다든가)해드리기도 매우 어렵다. 그래서 좋은, 멋진 사업을 하시는 멤버분들을 공간적 한계 때문에 떠나보내는 경우도 있다.


헤이그라운드 멤버는 (대체로) 이렇다.

우리는 헤이그라운드에 입주해 있는 멤버를 모두 체인지메이커라고 생각한다. (각자 스스로 그렇다고 생각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보그매국노체가 아니냐는 비판도 받지만, 우리는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문제를 각자의 방식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모두 포괄하기 위해 ‘체인지메이커’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멤버 각자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의 범위에 대해서는 크게 제한하지 않고, 최대한 다양한 구성원들을 커뮤니티 안에 모으려고 한다. 또한 법인 형태나 인증 여부, 업력이나 규모 등도 고려하지 않는다.


덕분에 사회적으로 어려움겪는 사람들도움을 주는 사업하는 곳도 있고, 사회 전반긍정적가치제고하는 회사들도 모였다. 멋진 포부를 담고 세상의 변화를 위해 갓 발을 내딛은 곳들, 그리고 그들의 성장지원하고 도움을 주는 회사들 역시 헤이그라운드 커뮤니티의 자랑스러운 구성원이다.


[Hey People]#1 마리몬드 안대근님

[Hey People]#2 디스에이블드 김현일님

[Hey People]#3 그로잉맘 이다랑님

[Hey People]#4 프롬더바디 이우연님

[Hey People]#5 누구나데이터 김자유님

[Hey People]#6 이원코리아 강다솜님


또한 헤이그라운드 멤버는 헤이그라운드가 커뮤니티로 발돋움하는 데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헤이그라운드 멤버와의 관계를 부동산 서비스 공급자와 이용자로서의 관계에 그치길 바라지 않는다. 반대로 우리는 본업과 성장에 대한 몰입을 저해할 만큼 멤버 상호간의 교류, 그리고 헤이그라운드 내 벌어지는 모든 일에 대한 참여를 강요하고 싶지도 않다. (복잡하다.)


결국 이런 조건 안에서 헤이그라운드를 커뮤니티로 만들어내는 건 커뮤니티 운영자가 아닌 구성원들의 몫이다. 헤이그라운드 내에서는 누가 권하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관계를 맺으며 협력하고, 아무런 대가 없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나누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또한 자신의 문제의식과 불편함을 단순히 제기하는 것을 넘어 더 나은 원칙과 문화를 만들기 위한 의견을 개진하는 활동 역시 헤이그라운드 내에서 다양하게 일어나고 있다. (물론 항상 그런 건 아니다.) 이런 멤버들의 생각과 행동 덕분에 헤이그라운드는 한층 더 체인지메이커들을 위한 커뮤니티로 발돋움하고 있다.


온라인 게시판에서 멤버들의 자발적인 커뮤니티 활동


막상 보니 다 좋은 이야기 뿐이라 헤이그라운드엔 온통 훌륭하고 대단한 사람들과 왠지 나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것 같다. 대체로 그런 분들이 헤이그라운드와 잘 맞는 분들이니, 너무 겸손해하지 말고 다가와주시면 좋겠다.

헤이그라운드 커뮤니티 팀은 커뮤니티에 가치와 매력을 더하고, 헤이그라운드와 함께 성장해나가고 싶은 분들의 많은 지원을 항상 기다린다.

(하지만 공실이 없을 수 있으니, 지원 전 헤이그라운드 홈페이지membership@heyground.com 으로 연락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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