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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이그라운드 Jul 23. 2020

[헤이클래스] 슬로워크가 일하는 방식

슬로워크 조성도 CEO · 고혜영 라이프매니저

슬로워크가 일하는 방식

슬로워크 조성도 대표 · 고혜영 라이프매니저


슬로워크는 디자인과 기술을 활용하여, 조직과 사회 변화에 기여하는 크리에이티브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다. 소셜섹터 정보를 전달해주는 ‘오렌지레터’와 이메일 마케팅 솔루션 ‘스티비’로도 잘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원격근무나, 3년마다 있는 유급 안식월로도 화제다. ‘3년 근속하면 한 달 휴가를 준다고?’ 대다수의 직장인이 부러워할만한 슬로워크의 문화는 단순히 복지 차원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어떤 배경에서 이런 문화가 나온 것일까? 헤이클래스 시즌 1의 마지막 강연은 슬로워크의 조직문화를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이 날 강연을 시작하며, 슬로워크의 조성도 대표는 ‘펭도’, 고혜영 매니저는 ‘혜룡’이라는 닉네임으로 자신을 소개했다. 슬로워크가 어떤 정체성을 가진 조직인지 궁금증이 더해진 가운데 슬로워크가 조직의 정체성을 확립해나가는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다. 그럼, ‘슬로워크가 일하는 방식’을 차근차근 알아보자. 



슬로워크는 어떻게 정체성을 수립했을까?

슬로워크는 ‘We are creators for change’라는 슬로건으로 회사의 미션, 가치 그리고 비전을 명료하게 한 줄로 설명한다. 도전과 실험을 중요시하는 조직 정체성을 더욱 분명히 하기 위해, 지난 2015년 슬로워크 설립 10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대대적인 정체성 수립을 시도했다. 7개월 동안 진행한 아이덴티티 수립 프로젝트 과정을 블로그(참고)에 담았다. 이 날 강연에서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조직 정체성 수립 과정 전반을 소개하기도 했다.


슬로워크 아이덴티티 수립 프로젝트 과정 (2015)

슬로워크는 부서별, 직급별 다양한 구성원 8명이 TF팀을 꾸려 아이덴티티 수립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과거 10년을 정리하고(Until Now) 지금은 어떤 상황인지 진단한 후(Right Now), 앞으로의 정체성을 수립하는 과정(From Now on)으로 진행되었다.

*출처 : 슬로워크 강연 자료


본격적으로 조직의 아이덴티티를 수립하는 From Now on 과정에서는 가장 먼저 ‘정체성 수립 원칙’을 세웠다. 정체성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고려할 사항을 6가지로 정리했다.

*출처 : 슬로워크 강연 자료


슬로워크와 UFOfactory의 합병을 맞아 아이덴티티 수정 (2017)

슬로워크가 조직 정체성을 명문화 한지 2년 후, 2017년에 UFOfactory와 합병을 하게 되어 정체성을 수정하는 시기를 가졌다. 그 후 지금의 슬로워크 정체성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출처 : 슬로워크 강연 자료


슬로워크의 핵심가치가 담긴 ‘원격 근무'  

원격근무는 슬로워크의 정체성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다. 슬로워크의 핵심가치인 자유와 책임을 조직 내에서 실현하기 위한 ‘일하는 방식’이다. 슬로워크가 원격근무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출처 : 슬로워크 강연 자료

물론, 원활한 원격 근무를 위해서는 기본 전제가 필요하다. 모든 자료가 클라우드에 있고, 모든 구성원이 접근 가능해야 한다. 또한 모든 문서는 공동 편집이 가능하고, 모든 과업을 디지털 업무 도구에 기록하고 관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동료에 대한 신뢰’도 필수다.


‘슬로워커다움’ (2019)

슬로워커란 슬로워크에서 일하는 사람을 말한다. ‘슬로워커다움'은 슬로워크가 추구하는 가치를 조직 구성원들이 함께 이해하여, 조직 생활 전반에서 발휘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어떤 역량을 갖추고 어떤 태도를 취하면 좋을지’ 구성원들이 직접 머리를 맞대어 고민한 의견을 취합한 후 정리했다. 흥미로운 점은 ‘리더다운 리더’라는 항목이다. 구성원들이 리더에게 기대하는 바가 훨씬 많았고 강한 모습을 기대하고 있었다. 더 높은 수준의 책임과 역량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항목을 추가해 리더의 행동규범을 만들었다.  ‘슬로워커다움' 포스터는 슬로워크의 사무실 내 잘 보이는 곳에 부착되어 있다.

*출처 : 슬로워크 강연 자료



슬로워크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까?


앞서 구성원들이 합의한 비전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실질적으로 달성해야 하는 목표가 존재한다. 슬로워크는 목표를 수립하고 달성하는 과정에서 조직의 핵심가치들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슬로워커라면 지켜야 할 것들을 단순히 명문화하는데 그치지 않고 실제 조직을 평가하는 지표로 사용한다.

 

목표 수립 과정

*출처 : 슬로워크 강연 자료

슬로워크는 회사 전체의 목표를 중심으로 사업부별, 팀별 목표를 수립한다. 분기 목표는 다음 분기가 시작되기 4주 전부터 매주 수립과정을 거친다. 다음 분기가 시작되기 4주 전 대표가 회사 전체 분기 목표에 대한 초안을 제시하고 3주 전엔 사업부 리더, 2주 전에는 팀 리더가 분기 목표를 제시하는 과정이다. 


‘슬로워커다운' 분기 평가와 회고 

‘슬로워커다움’ 항목 15개에 대해서 5점 척도로 360도 구성원 평가가 이루어진다. 한 팀원에 대한 평가를 동료 팀원, 팀장이 평가한다. 팀장에 대한 평가의 경우는 소속 팀원과 다른 팀 팀장이 평가하는 방식이다. ‘리더다운 리더’ 항목 11개에 대해서는 추가 평가가 진행된다. 

회고 템플릿은 팀 리더와 팀원이 일대일로 함께 작성한다. 보통 한 시간 반 이상 소요될 만큼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는 과정이지만 모든 구성원이 성장하는 자양분이 된다. 특정 분기에는 슬럼프가 와서 성과가 안 좋을 수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서 좋아질 수도 있다. 혹은 개선하기로 한 것이 있는데 다음 분기에 개선이 되었는지 살펴볼 수 있다. 1년 추이를 살펴보기 위해서 분기별로 회고를 진행한다. 



슬로워크 ‘라이프 매니저’가 하는 일은?


‘라이프 매니저'는 아직 생소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궁금한 직무이다. 기존 회사에는 인사 담당자가 있다면, 슬로워크에는 ‘라이프 매니저’가 있다. 이전에는 슬로워크에도 인사담당자가 있었다. 그 담당자가 퇴사를 하면서 새로운 인사담당자 채용과정에서 ‘슬로워크의 인사담당자는 어떤 일을 해야 하는 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라이프 매니저’는 보다 구성원들의 조직 문화 적응과 커리어 성장에 도움을 주는 데 초점을 맞춘 역할이다. 지금 현재 혜룡 매니저는 슬로워커의 1대 라이프 매니저로 일하며 자신의 직무를 계속 개척해 나가고 있다.


입사부터 퇴사까지 책임진다 : 슬로워커 라이프 지원 


> 금귤 과정 : 일명 금귤 과정이라고 하는 신규 입사자 적응(온보딩) 과정을 책임지고 있다. 금귤 과정이라는 이름은 슬로워크의 상징인 오렌지가 되기 전 작은 귤의 상태, 즉 슬로워커가 되기 전을 표현한 것이다. 라이프매니저는 신규 입사자들과 2주에 한 번 티타임을 가지거나 조직 안내 가이드를 제공함으로써 조직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 기존 구성원 대상 고민 상담 : 업무를 하면서 생기는 고충을 상담해주고 필요한 제도가 있으면 안내해준다. 제도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 경영진과 논의 후 새로운 제도를 만들기도 한다. 


> 퇴사 상담 : 퇴사하기 전 상담을 충분히 하고 퇴사가 결정되면 퇴사 절차에 대한 안내를 담당한다. 퇴사자를 위한 선물이나 포스터 등 굿바이 인사를 특별히 준비하는데 그동안 기여해준 것에 대한 감사를 표현한다. 퇴사한 해까지는 명절 선물을 보내거나 연락을 지속적으로 한다. 


사내 커뮤니티 활성화

조직 내 원활한 소통과 분위기 환기를 위한 이벤트를 열기도 한다. 가장 큰 예로 최근에 진행한 슬.보.라(슬로워커가 보이는 라디오)가 있다. 코로나 19로 인해 소통의 양이 많이 줄어서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대화의 장을 만들었다. 그 외에 건강을 위한 필라테스나 바디테라피 시간을 기획하기도 했다.

*출처 : 슬로워크 강연 자료



교육, 점검, 평가 

법정의무교육을 진행해야 하는데 이런 교육도 형식적으로 진행하기보다는 정말 슬로워커에게 필요한 강의를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여성 리더십 확대를 위한 슬로워크의 시도


슬로워크는 현재 팀 리더 성비가 5:5이다. 2017년에 3년 내로 여성 경영진의 비율을 두 배 이상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현재 진행 중이다. ‘다양성을 통한 발전’이라는 슬로워크의 핵심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이다.  2017년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 인권을 위한 노력을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조직 내에 여성리더십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여성자유보장위원회 Pitch 활동 지원 (2017-2019)

*출처 : 슬로워크 강연 자료

여성자유보장위원회 Pitch는 성평등을 위해 사내에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위원회이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활발하게 활동했다. 성폭력 예방교육뿐만 아니라 젠더 감수성을 점검하는 정기적인 설문조사도 진행했다. 누구나 회사를 안전지대로 느낄 수 있도록 아래 사진처럼 코스터나 체크리스트를 통해서 서로 배려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고자 했다. 


슬로워크 성폭력 사건 처리 가이드 요약본

*출처 : 슬로워크 강연 자료 중 '슬로워크 성폭력 사건 처리 가이드 요약본'

슬로워크는 성폭력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 성폭력은 절대 발생해서는 안되지만, 만약 사건이 발생했을 시, 피해 당사자가 대응할 수 있는 안전망이 있어야 한다. 조직 구성원 모두를 위해 미리 인지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요약본을 제작했다. 


세계 여성의 날 기념 블로그 아티클 발행 (2017, 2019, 2020)

슬로워크 블로그에 매해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여 아티클을 발행하고 있다.


UNGC Target Gender Equality 이니셔티브 참여 (2020)

*출처 : 슬로워크 강연 자료

UNGC Target Gender Equality 이니셔티브는 UNGC에 가입한 기업의 ‘여성의 사회적 참여와 리더십 기회 보장’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비즈니스 목표를 수립하고 달성하는 것을 도와 회원사의 여성 리더 비율 향상을 목표로 한다. 한국에는 대기업을 비롯한 9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그 외에도 슬로워크는 블라인드 채용을 진행하고 있어 면접을 보기 전까지는 지원자의 성별을 알지 못한다. 또한 자율근무와 자율 휴가를 통해 성별에 관계없이 모두 동등하게 효율적으로 업무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Q&A


Q. 원격근무와 자율근무를 동시에 적용하면 근무시간이 겹치지 않아서 빠른 커뮤니케이션이 어렵지는 않나요?

A. 펭도) 자율근무라고 해도 기본적으로 공유하는 시간대가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가 기준이다. 기준 시간대에서 일찍 시작하고 일찍 퇴근할 건지, 늦게 시작하고 늦게 퇴근할 건지 사람마다 선택할 수 있다. 누구는 새벽에 일하고 또 누구는 주말에 일하는 것처럼 완전히 다른 시간대에 일하지는 않는다.


Q. 상호평가를 하다 보면 감정적으로 판단할 수도 있는데, 그런 점에서 인기투표가 되는 부작용은 없나요?

A. 혜룡) 그럴 수 있다고 판단해서 지금 현재 보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점수에 따른 기준이 사람마다 달라서 세부적인 가이드를 제작하고 있다. 어떤 기준이 5점이고 어떤 기준이 1점인지 항목 별로 척도에 대한 가이드를 만들고 있다. 

또 평가는 잘하고 있는 것은 더 잘할 수 있도록, 아쉬운 점은 개선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다. 구성원들이 평가 목적을 잘 이해하고 있어서 인기투표가 되는 부작용 없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 추가적으로 주관식 코멘트를 서로 잘 작성해주려고 노력한다. 


Q. 라이프 매니저의 성과는 무엇인가요?

A. 혜룡) 슬로워크 구성원들 인터뷰를 진행했다. “라이프 매니저 어떤 사람인가요?” 물어봤는데 “어버이 같은 사람이다, 다 해주는 사람이다”라고 말해줬다. 상당히 뿌듯했고 구성원들이 신뢰하고 찾아주는 것이 성과였다. 라이프 매니저가 있기 전에 1년에 한 번 진행하던 업무 회고를 지금은 분기별로 4번 잘 진행하고 있다. 이 점도 상당한 성과다. 



 제가 지치면 다른 구성원들이 모두 자신의 일처럼 나서서 도와주세요.


이번 강연에서는 어떻게 슬로워크가 지금의 정체성을 가지게 되었는지, 조직의 정체성에 따라 라이프 매니저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자리였다. 앞으로 여성 리더십을 확장해나가고자 하는 슬로워크의 의지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강연 참여자 중 누군가 “라이프 매니저가 힘들 땐 누가 도와주나요?”라고 질문했다. 고혜영 매니저는 “제가 지치면 다른 구성원들이 모두 자신의 일처럼 나서서 도와주세요.”라고 말했다. 실제로 평소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주변 구성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슬로워크의 일하는 방식은 구성원들에 대한 신뢰와 공감을 바탕으로 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단순 복지라고 비칠 수 있는 슬로워크의 원격근무나 안식월 제도는 탁월함을 추구하면서도 구성원들이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었다. 이날 강연은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를 실질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슬로워크의 조직문화가 돋보이는 시간이었다.


*작성 : 임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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