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18일, 자유는 살얼음 만도 못 한 것이었을까
다수의 상식적인 대중이 힘겹게 지켜온 자유는 살얼음 만도 못 한 것이었을까. 몰상식, 이기심, 미친 자와 같은 단어는 칭찬으로 들릴 정도다. 지난 4월, 내가 속한 구의 18번째 확진자였던 나는 해외에서 귀국했다는 이유만으로 댓글에서 정말 다양한 욕을 먹었다. 마치 방역 성공 국가의 매국노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어느새 우리 구는 74번째 확진자가 나왔다. 왼쪽 팔목의 샤오미 밴드는 운동량 증가라는 구매 목적과 무색하게, 온종일 재난 문자 알림 진동만 전달하다가 배터리가 닳는다. 이러다 전 인류가 우울증에 걸리는 게 아닐까? 하다가도 매일 밤 클럽과 바 앞에 긴 줄을 서고 마스크를 쓰지 않는 유럽 사람들을 떠올린다. 호주와 미국의 쓰레기 처리 방식을 보고, 한국 사람들이 아무리 과자 봉지까지 재활용한다 한들 지구가 살아남긴 글러먹었구나- 어이가 없던 순간이 생각난다. 내 핸드폰 사진첩에는 더 이상 새로운 사진이 저장되지 않는다. 대신 나는 사진을 연도 순으로 선택해서 보기 시작했다. 매일 밤 누워서 4년 전, 3년 전 그리고 올해 2월의 사진을 한없이 돌려본다. 2020년의 사진 메모리는 그 어떤 플랫폼의 데이터 베이스에도 남아있지 않겠지, 전 세계 사용자의 데이터가 줄어드니 서버 유지비용도 줄어들 테고, 지구의 수명이 조금이나마 연장되는 예상외의 나비효과가 나타날까. 어린이집에서는 아이들이 마스크를 벗은 선생님의 얼굴을 인식하기 못 해 울음을 터뜨린다고 한다. 지구를 살리는데 인류에겐 10년의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나는 아이를 낳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