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1일, 마당엔 햇빛이 내리쬐고 있었다.
마당엔 햇빛이 내리쬐고 있었다. 아픈 것이 아닐까 걱정될 정도로 짖어대던 옆집 개가 웬일로 조용했다. 자유주의의 대표 격인 미국 전역은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로 가득했고,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 감염병의 기세는 여전했다. 나의 연인은 수천 킬로미터 떨어져 있었고, 재택근무의 자유로움은 어느새 나태함으로 치환되고 있었다. 대한민국 정부의 긴급 재난 지원금으로 국민의 숨통이 트였다는 기사가 뉴스피드에 올라오지만 동성 간의 혼인 신고는 서류 접수 조차 불가능하다. 스페이스 X가 첫 민간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지만, 비자 면제 협정이 중지되어 개인의 해외여행이 언제 다시 자유로워 질지는 알 수 없다. 유럽과 북미에선 인공 배양한 고기가 상용화되었고 인도의 도시 빈민은 기나 긴 띠를 이뤄, 수백 킬로미터를 걸어서 고향으로 돌아가다가 아무렇지 않게 목숨을 잃었다. 인종 간, 성별 간, 나라 간 간극이 백 년 동안 1보 좁혀졌다면 지난 몇 개월 만에 100보 퇴보하지 않았을까. 중단기 계획을 두고 일상을 채워 가던 인류의 삶 그리고 지향이라는 단어는 그 존재의 기반을 잃어가고 있었다. 개개인의 삶, 하나의 사회, 전 세계가 불확실성이란 절대적인 변수 아래, 리더십에 버려진 2013년의 세월호처럼, 아우성치며 조용히 잠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