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회복이 필요한 시대
“나야”
-<내가 전화를 거는 곳> 중, 레이먼드 카버
그녀는 그가 소파에 앉아 책을 집어드는 광경을 지켜봤다. 그는 늘 보던 페이지를 펼쳤다. 그러나 곧 그는 책을 내려놓고 소파에 등을 기댔다. 그녀는 그의 머리가 소파 팔걸이에 놓인 베개로 내려가는 모습을 봤다. 그는 머리 뒤로 베개를 받친 뒤, 두 손으로 목을 괴었다. 그렇게 그는 가만히 누워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두 팔이 몸 옆으로 내려가는 걸 그녀는 봤다.
- <보존> 중, 레이먼드 카버 -
그 모습을 바라보는 아내의 마음은 어떤 감정이 스쳤을까?
이런 상황에서 남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무엇일까?
사람들은 잠잘 때마다 모두 꿈을 꿔. 꿈을 안 꾸면 돌아버려. 그런데 나는 꿈이랍시고 꾸는 게 비타민뿐이란 말이야. 내가 무슨 얘길 하는지 모르겠어?” 그녀의 시선이 내게 고정됐다. “알 듯 말 듯하네.” 내가 대답했다. 간단하게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니었다.
- <비타민> 중, 레이먼드 카버 -
“감았습니다.” 내가 말했다. “그럼 계속 눈은 감고.” 그가 말했다. “이제 멈추지 말고 그려.” 그는 말했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했다. 내 손이 종이 위를 움직이는 동안 그의 손가락들이 내 손가락을 타고 있었다. 살아오는 동안, 내 인생에 그런 일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때 그가 말했다. “이제 된 것 같은데. 해낸 것 같아.” 그는 말했다. - <대성당> 중, 레이먼드 카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