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효율 저비용 출퇴근 방법 찾기
샌프란에서 새 보금자리를 얻고 통근한지 벌써 6개월이 지난 요즘, 그 동안 다양한 출퇴근 옵션과 루트를 시도해보며 최적의 방법을 찾아가고 있었는데, 종종 출근 시간이 아슬아슬할 때 가장 빠르게 회사까지 갈 수 있는 방법을 여러가지 경우의 수로 고민한다.
- 트램이 빨리 온다면 트램을 타고 내려서 전동킥보드나 전기자전거를 찾아서 타고 가기
- 처음부터 전기자전거를 잡아서 달려가기
- 비싸지만 편안하게 우버나 리프트를 불러서 가기
- 포기하고 지각하기(...)
예전과는 달라진 점이 있다면 나의 옵션에 전동킥보드와 전기 자전거가 추가되었다는 점.
샌프란시스코에도 우후죽순처럼 수많은 전동킥보드 스타트업들이 생겼다가 시에서 꽤나 깐깐한 규제를 만드는 바람에 현재는 Skip과 Skoot 두 회사만 있다. 참고로 LA나 샌디에고에는 Lime, Bird 등 더 많은 회사가 있다. 전동킥보드는 확실히 걷기는 멀고 차 타기는 가까운 거리를 오갈 때 좋은 대안이다. 나의 경우에는 집 앞에서 트램을 15분 정도 타고 내리면 또 15분을 꼬박 걸어야 회사에 도착한다. 시간이 빠듯할 때는 트램을 기다리는 시간이나 15분의 걷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너무나도 절실한데, 전동킥보드는 그 시간을 단축 시키기에 좋다. 전동킥보드는 최고 시속이 15마일(25키로)정도라서 꽤 빠르기 때문에 차가 많지 않다면 15분 거리를 5분 정도로 단축시킬 수 있다. 단거리 운전을 대체하기엔 좋은 수단이라 여기처럼 작고 복잡한 도시에서는 교통체증을 줄여주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물론 환경친화적인 것도 큰 장점. (실제로 미국의 대부분의 도시에서 이 새로운 탈 것들 덕분에 교통체증이 줄었다고 한다.)
새로운 교통수단인만큼 우려도 많이 나타나고 있는데, 가장 큰 단점은 안전성이 아닐까 생각한다. 원칙 상 전동킥보드를 탈 때는 헬멧을 반드시 착용해야 하고, 자전거도로 혹은 차도로만 다녀야 한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헬멧을 쓰고 킥보드를 타는 사람을 자주 보기는 힘들다. 개인 소유의 킥보드가 아니면 탈지 안탈지도 모르는데 매번 들고 다니기도 번거롭고, 대부분 애초에 살 생각을 잘 하지 않는다. (Bird와 Skip에서는 $10의 배송비만 내면 무료로 헬멧을 배송해주긴 하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굳이 주문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자전거 도로가 없는 곳에서는 차도로 다녀야 하는데 트래픽이 심한 아침 출근길에는 그 차들을 뚫고 킥보드를 질주하기가 정말 어렵고 위험하다. 특히 도로가 좁고 복잡한 다운타운에서는 목숨걸고 질주해야 할 판. 우회전하는 차에 치일까 걱정, 빵빵대는 차들 때메 움찔, 또 그 와중에 자전거 조심하면서 속도를 잘 조절해서 다녀야 한다. 그리고 생각보다 가격 메리트가 없다는 점이다. 기본료 $1에 분당 $0.25인데 시속 15마일이라 해도 트래픽, 신호 대기 등 으로 쾌속 질주할 수는 없으니까 안전하게 천천히 다니다보면 트램보다 더 나온다. (트램은 $2.50, 킥보드타면 $4 정도) 크기는 작지만 가격은 적지 않은 옵션.
이런 이유로 나의 출근을 도와줄 민첩한 옵션임에도 불구하고 몇 번 타고는 잘 타지 않는다. 특히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 제일 큰 이유.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주말에 차량이 별로 없을 때 한가하게 타거나 LA나 샌디에고에 놀러가서 널찍하고 안전한 도로에서 타는 것이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형태든간에 사람들이 대중교통의 마지막 지점에서 실제 도착지까지, 혹은 단거리 주행의 대체 수단으로 이런 교통수단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한다. Bird는 본인들의 목표가 "서로 다른 통근러들의 모든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 그리고 짧은 거리의 운전을 마이크로 모빌리티 옵션의 플랫폼으로 대체하는 것" 이라고 한다. 아직은 비록 걷기와 운전의 중간 지점에 있는 탈 것들이 과도기에 있지만, 복잡한 도시 생활에서 사람들이 대안의 교통 수단을 계속 이용하게 되는 만큼 앞으로 몇 년 뒤에는 다양한 수단들이 탄탄한 정책과 함께 안전하게 공존하는 도시의 모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