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꼬막 먹으러 갔다가 선교장까지

여행 드로잉 - 강릉을 그리다

by 정현정

강릉에 꼬막을 먹으러 갔다. 그 이외의 이유도 대라면 댈 수 있지만, 아무래도 꼬막을 먹으러 간 것 같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 '밤도깨비'에 나와서 대기줄이 더 길어졌다는 강릉 엄지네 포장마차의 꼬막을 먹고 왔다. 강릉은 언제 가도 좋지만, 바다에 들어갈 수 없는 가을과 겨울 사이에도 이렇게 사람이 많을 줄 몰랐다.


강릉 엄지네 포장마차는 사람이 너무 몰렸던 나머지, 대기표를 나눠주는 최첨단 시스템을 도입했다. 대기표를 나눠주기 시작하는 시간에 표를 받아서 오픈 시간에 맞춰서 가면 오래 기다리지 않고도 먹을 수 있었다.



별로 기다리지 않아서 더 그랬지만, 정말 맛있었다. 특히, 사진 오른쪽 위에 있는 평범해 보이는 미역국을 주목해야 한다. 저 미역국이 정말 맛있어서, 꼬막 밥이 술술 들어간다. 포장을 해온다면, 미역국을 포장해 오고 싶었다. 강릉까지 가는 KTX가 뚫린다면, 다시 엄지네 포장마차에 가고 싶다.


그 외에도 강릉 맛집 순회를 했는데, 그 목록은 아래와 같다. 여기서 '강릉 점수'란 '강릉에서만 먹을 수 있는가?'를 나 혼자 골똘히 생각하여 냉정하게 평가한 것이다. ★은 세 개가 만점으로 세계적인 권위의 미슐랭 가이드를 따라 했다.



동해 막국수

- 맛 점수 ★★ 강릉 점수 ★

엄지네 포장마차

- 맛 점수 ★★★ 강릉 점수 ★★★

버드나무 브루어리

- 맛 점수 ★★★ 강릉 점수 ★★

소나무집 초당 순두부

- 맛 점수 ★★ 강릉 점수 ★

순두부 젤라또

- 맛 점수 ★★ 강릉 점수 ★★★

벌집 장칼국수

- 맛 점수 ★★ 강릉 점수 ★★★




벌집 장칼국수도 TV 출연 이후 줄이 길어 대기 없이는 먹기가 힘들다고 한다. 그래도 일요일 오후 오픈 시간에 맞춰 가니 웨이팅 없이 먹을 수 있었다.



이렇게 먹기만 해놓고 '강릉을 그리다'라니, 그림은 어디서 그렸나 싶겠지만... 그렸다. 강릉 선교장에서. 강릉 선교장은 강릉에서 제일 좋아하는 곳이다. 몇 년 전 강릉 여행에서는 아예 선교장에서 잤다. 선교장은 한국에서 가장 큰 부잣집 한옥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곳이다. (자세한 내용은 고 구본준 건축 전문 기자의 이 기사를 참고하면 좋다.) 입장료 5천 원을 내야 하기 때문일까, 강릉 맛집마다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는데 선교장에는 나를 포함하여 채 열명도 되지 않는 사람들만이 옛 부잣집을 어슬렁거렸다. 여기저기 잘 가꾸어 놓은 선교장을 어슬렁 거리다가, 선교장 내에 있는 찻집에 앉아 밖의 풍경을 그렸다. 우연히도 찻집에 한 중년 여성분이 들어와서 차는 마시지 않을 건데, 잠시 스케치를 하고 나가도 되겠냐고 묻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셨다. 이 작은 찻집에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둘이나 있다니! 나의 드로잉북이 너무 작아 보이지 않으셨겠지만, 혼자 마음속으로 반가워했다.




2017年 10月 29日

강릉 선교장

입장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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