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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현정 Nov 18. 2017

히로시마에 먹으러 갔다

히로시마 미슐랭 스타 식당 방문기

여러분이 히로시마에 간다면 제일 많이 듣게 될 질문은 바로 이것이다. "히로시마에 왜 가?" 무수히 많은 질문에 대답을 하고 히로시마에 왔는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동일한 질문을 만났다. 히로시마 한 스시 식당의 젊은 셰프는 영어를 못 했고, 나와 친구는 일본어를 못한다. 우리는 겨우 눈빛과 분위기로 최소한의 의사소통을 하고 있었는데, 그는 정말 궁금하다는 듯이 물었다.


히로시마에... 왜...?


현지인도 궁금해하는 히로시마에 간 이유... '추석 연휴에 비행기 값이 오르지 않는 곳은 히로시마 밖에 없어'라고 대답할 순 없어서 나는 웅얼웅얼 대답했다.


맛있는 게 많네요... 먹으러 왔어요.


이 대답은 사실이기도 하다. 히로시마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맛있는 음식이었다. 히로시마에 와서야 찾아보긴 했지만, 히로시마에는 미슐랭 스타 식당들이 꽤 있었고, 그중 두 군데를 다녀왔다.




1. 미슐랭 원스타 스시야 히토시 Hitoshi


주소 7-26 Komachi, Naka-ku, Hiroshima

전화 082-247-1787

홈페이지 http://sushi-hitoshi.com/english 

가격 점심(12시~오후 2시) 스시 코스 3천엔 / 5천엔

미슐랭 사이트 소개 http://gmhiroshima.gnavi.co.jp/shop/0520130145/  


예약을 하지 않고 아침에 호텔 밖으로 나서자마자 위치도 알아둘 겸 스시야로 갔다. 여기가 맞나 기웃기웃 거리는데 무슨 일인지 친절하게 물어보셔서 예약을 하고 싶다고 했다. 다행히 점심 예약이 가능해서 12시에 다시 돌아와서 먹었다. 맛도 맛이지만 모든 스시가 작품처럼 아름답게 세팅되어서 나온다. 홈페이지도 그렇고, 메뉴판도 그렇고 디자인에 신경을 많이 쓴다는 느낌이다.



2. 미슐랭 투스타 튀김(덴푸라) 전문점 텐코 혼텐 Tenko Honten


주소 4-2 Horikawacho, Naka-ku, Hiroshima

전화 082-249-8665

가격 점심 오마카세 4,200엔

미슐랭 사이트 소개 http://gmhiroshima.gnavi.co.jp/shop/0520130128/ 


이곳이 있는 줄도 모른 채 여행을 떠났기 때문에, 예약을 하지 않았다. 호텔로 돌아가는 저녁에 가게에 들러 직접 예약을 했다. 다음날 점심 오마카세로 예약을 하는데, 셰프가 "이프 유 캔슬, 유 차지"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내가 남긴 건 전화번호뿐인데, 어떻게 차지를 하시려는 걸까... 의문이 들었지만, "노 캔슬, 돈 워리"라고 대답하고 가게를 나섰다. 히로시마의 투스타 레스토랑은 단 세 곳뿐이고, 그중 덴푸라는 이 곳뿐이다. 도대체 무엇이 나올까, 두근두근 댔는데 과연 모든 튀김이 깔끔하고 아름다웠다. 뭘 튀겨서 맛이 없기도 어렵지만, 이렇게 최소한의 튀김 과정만 거친 느낌으로 깔끔하게 탄생하기는 더 어려운 법. 셰프는 튀김마다 어떤 소스에 찍어 먹을지 하나하나 알려 줬다.





두 곳 다 예약을 하고 가지 않았는데, 운 좋게 어렵지 않게 먹을 수 있었다. 히로시마에 가게 된다면, 현지인조차 왜 왔는지 묻는다면 기억하라. 우리는 (아마도) 먹으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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