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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현정 Mar 19. 2019

혼자 살기 시작했습니다 X 니은서점 북토크 후기

지난 금요일, 3월 15일 니은서점에서 생애 첫(!) 북토크를 마쳤다. 북토크를 하기로 한 날부터 끊임없이 마음속에서 북토크 희망편과 절망편이 동시에 상영되며 긴장감이 사라지지 않았다. 북토크 희망편은 노명우 교수님은 대학생 시절부터 친했던 은사님이고, 내가 니은서점 단골손님이라는 홈 어드밴티지에서 오는 안정감이었고, 절망편은 그걸 뺀 나머지였다. 


북토크에 누가 올지에 대해서는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니은서점은 동네의 작은 서점으로 적은 인원으로도 꽉 차 보이는 효과를 낼 수 있을 터였고, 나의 첫 행사(?)에 흥분한 친구들이 앞다투어 신청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날짜가 다가오면서 몇몇 친구들이 이런저런 사정으로 불참을 선언하면서, 점점 미지의 참석자분들의 비중이 커졌다. 그때부터는 순수한 궁금증이 일었다. "어떤 분들이 와주실까?" 


당일에는 오후 퇴근 시간 무렵 그것도 딱 6시쯤 비 소식이 있다고 했다. 그 소식을 들은 아침에는 '하늘이 이렇게 멀쩡한데, 무슨 비야.'라고 생각했다. 일기예보는 종종, 아니 자주 틀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기상청이 명예 회복을 하려는 듯 예보한 시간에 딱 맞춰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사방이 어두워지며 천둥번개까지 치기 시작했을 때, 나의 궁금증은 더 커졌다. "과연, 이 비를 뚫고 와주실까?"


Photo by @soeun.ooo


비도 오고 해서, 예정된 시간보다 몇 분 더 늦게 시작하긴 했지만 나의 친구 두 명과 니은서점을 애정 하시는 분들, 그리고 '혼자 살기'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싶으신 분들이 모두 모여 주셨다. 교수님과 나, 그리고 참석자 분들 사이에 처음에는 숨 막히는 긴장감이 흘렀지만, 서서히 나도, 참석자 분들도 편안해져 갔다. 교수님과 나는 '여성이 혼자 살 때의 안전 비용', '주거공동체, 타인과의 적정한 거리는 어느 정도인가', '에어 프라이어의 효용과 레시피', '내 생애 가장 유용한 가전제품', '나만의 정리법', '처음 동네를 고르는 법' 등 책에서 여러 갈래로 확장한 혼자 살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참석해주신 분들에게도 유용하고 즐거운 시간이었기를 바란다. 멀리 핀란드에 사는 친구가 나를 응원해주고 싶다며 근처의 작은 카페를 통해 와 주신 분들에게 커피를 대접했다. 핀란드에서 보내준 응원에도 감사의 마음을 보낸다. 


북토크를 하게 된다면 니은서점에서 하고 싶었다. 교수님은 북토크 시작에 대학생인 나를 처음 만난 때를 떠올리며, 학부 시절의 내가 뭐라도 될 사람이라고 생각하셨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책을 내고 교수님, 그리고 우리를 환대하는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눈 사람이 되었다. 기쁘다.  


편집자님, 친구들, 그리고 교수님과 함께 '혼자 살기 시작했습니다' 공식 포즈를 취했다



1. 나는 공인된(?) 니은서점의 단골손님이다. 그 증거는 채널 예스 칼럼 '노명우의 니은서점 이야기'에서 볼 수 있다. 

http://ch.yes24.com/Article/View/38314?fbclid=IwAR0MRyeq05juOM92Ihwhdwqxv5fviWw1rdWH1oceuZs11MKDRZ3-qi_NYrs


2. 북토크에 와준 두 명의 친구는 요새 브런치에서 매거진을 연재하고 있다. 건축가와 디자이너가 함께 바젤을 여행한 이야기, <어쩌다 바젤>이다. 나는 이 여행기에서 "왜 추운데 바젤에 가?"를 묻는 사람을 맡고 있다. 

https://brunch.co.kr/magazine/base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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