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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루 Dec 15. 2018

이렇게 쉬운 일이던가요


일단, 마음을 먹으니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풀렸다.

방해할 일이 무어있을까. 다만 엄마와 밭을 하나를 하니 두 개를 하니 정도의 사소한 갈등이 있었다. 일종의 분양사무실같은 지역의 사회기업을 방문했고 밭의 사용과 관리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유기농이라 경작되는 밭이니 일체의 농약을 쓸 수가 없었고 비닐멀칭도 안된다는 말을 들었다. 단순한 주말농장 분양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제약도 많았고 유기농 농법에 대한 교육도 들어야 한다는 말에 아, 뭔가 잘못됐다. 란 생각이 들기도 했던 것 같다.


농사무식자인 나는 그때만해도 비닐멀칭이 뭔질 몰랐으니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농약을 쓰면 안된다니 그저 일거리가 하나 줄겠구나 생각할 뿐이었다. 마당있는집에서 살면서 작은 텃밭을 가꿔본 경험이 있는 엄마는 단번에 '그러면 농사가 힘든데.'라고 대답했다. 


밭을 관리하는 방법도 알지 못했지만 인터넷에 검색하면 뭐라도 나오겠지 라는 마음도 있었고 초기자본이 적게 드니까 망해도 큰 손해는 보지 않을거다. 라는 마음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드는 마음은 '어렵지도 않은 농사, 실패하는 사람이야 있겠지만 그게 나는 아닐거야.' 였다. 


분양과 함께 퇴비 한 자루를 받고 계좌로 임대료와 보증금을 지불한 다음에야 뭔가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당장 이 4월의 볕 아래 서둘러 농사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 텃밭의 후발주자인만큼 고민할새도 망설일새도 없었다. 


그렇게 나의 첫 텃밭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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