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다이어그램의 최강자
시놉시스 대신 쓸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 하나를 소개한다.
스캐플(Scapple).
스토리 다이어그램을 만들거나 인물 관계도를 만들 때 쓰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스캐플은 스크리브너를 만든 회사에서 만든 자매 프로그램이다. 스크리브너가 본격 집필 도구라면, 스캐플은 집필 직전에 스토리를 구성하는데 쓰는 생산성(?) 프로그램이다.
쉽게 설명하면, 스캐플은 칠판에 색색 분필로 낙서하듯 이야기를 구성하는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스캐플을 배우고 익히는 것은 스크리브너에 비하면 정말 껌이다. 세팅도 쉽고 사용법도 매우 간단하고 직관적이다.
유튜브 캡쳐
John August. 빅 피쉬, 프랑켄위니, 찰리와 초콜릿 공장, 미녀 삼총사 등등 집필. 영국 아카데미 각색상 수상.
일단 스캐플을 다운받아서 각각 맥과 윈도에 설치해 보자.
https://www.literatureandlatte.com/scapple/overview
Scapple | Literature Latte
www.literatureandlatte.com
맥을 사용하는 유저는 애플 스토어에서도 구입 가능한데, 가급적이면 애플 스토어에서 구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애플 스토어에서 구입하면 언제든 다시 다운 받아 설치할 수 있지만, 스캐플 홈피에서 구입하면, 다시 깔 때 홈피에 가서 다시 받아야 하고, 과거의 이메일을 뒤져 라이선스 번호를 찾아내야만 한다.
미리 말하지만, 나는 스캐플에 대해서 완벽하게 알지도 못하고, 또한 완벽하게 알기를 원하지도 않는다. 내가 원하는 기능만 알고, 그것만 잘 구사하는 걸로 나는 만족하고 있다. 이는 스크리브너에 대한 나의 태도도 마찬가지다. 스크리브너에는 스트레치 패드나 스냅 샷 같은 재미있는 기능이 있지만, 나는 그닥 그것을 배워서 사용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따라서 나는 여러분에게 스캐플에 대해서 매우 미니멀하게 소개할 생각이다. 하지만 스캐플은 쓰다보면 저절로 터득이 되는 그런 기능들이 많다. 가령, 내가 굳이 알려주지 않지만 말풍선 테두리가 두꺼웠으면 좋겠다, 하고 메뉴를 뒤져서 찾아내는 식으로 말이다.
스캐플은 기본 기능은 매우 단순하다. 아마 여러분은 깜짝 놀랄 지도 모른다.
이 매뉴얼에서는 기본 기능과 그것을 활용하는 방법을 설명할 것이다. 따라서 노트(스캐플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를 노트라고 한다. 말풍선 개념이라 생각하면 쉽다)의 모양을 바꾸고, 테두리 굵기를 바꾸고, 그림자가 드리우게 하고, 다양한 색깔로 치장하는 등 데코레이션 영역은 스스로 하길 바란다. 앞서 말했지만 그런 기능들은 여러분의 필요에 의해서 쉽게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다운을 받아 설치하고, 계정을 등록하고, 스캐플 폴더 등 과정을 거치고 나면 맥과 윈도는 각각 다음과 같은 초기 화면이 된다. 스캐플은 다행스럽게도 맥과 윈도가 99% 똑같다.
맥용 스캐플
윈도우용 스캐플
이렇게 나온 빈 화면을 여러분은 칠판이라 생각하면 된다. 여기에 내 마음대로 인물 구성표도 만들고, 스토리를 구성할 수도 있는 것이다. 화면에 씌여있는대로 아무데나 더블클릭해서 노트( 말풍선)들을 만들고, 그 노트들 중에서 하나를 드래그래서 다른 노트(말풍선)에 올려놓으면 연결이 된다.
이것이 스캐플의 핵심 기능이자 기본 기능이다. 이것만으로도 내가 원하는 인물 관계도나 스토리 구성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바로 하고 싶겠지만, 1분만 참기 바란다. 이왕 비싼 돈 주고 산 프로그램인데 좀 뽀다구나게 쓰는 게 좋지 않겠는가. 몇 가지 설정을 한 뒤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해 보자. 스크리브너 익힐 때 봤겠지만, 맥 버전은 프리퍼런스이고, 윈도 버전은 옵션이다.
맥용 스캐플
윈도용 스캐플
스캐플은 한글 메뉴를 지원하지 않는데, 굳이 한글을 지원하지 않아도 스캐플을 이해하고 사용하는데 조금도 어렵지 않다. 프리퍼런스(윈도는 옵션)를 클릭해서 들어간 뒤 제너럴 > 뉴 노트 > 뉴 쉐입 등을 차례로 세팅을 해준다. 체크된 메뉴가 어떤 의미인지는 대충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말풍선 모양, 말풍선 테두리 굵기, 말풍선에 그림자 드리우기, 말풍선 안의 색깔 등을 설정하는 건데, 처음부터 이런 걸 일일이 생각해서 설정해 나가면 지레 지쳐 포기하게 되니 대충 아래와 같이 체크하기 바란다.
맥의 경우.
맥용
맥용
맥용
윈도의 경우.
윈도우용
윈도우용
윈도우용
이렇게 설정을 마쳤다면, 메인 화면으로 돌아와서 메뉴바에서 두 가지 설정을 더 한다. 상단 메뉴바의 'View'에서 인스펙터(Show Instpector)를 보이라고 체크를 해주고, 이어서 바로 아래 푸터 바(Show Footer Bar)를 보여주라고 체크한다.
맥용
윈도우용
이제 세팅이 끝난 것이고, 다음과 같은 화면이 나올 것이다(스크리브너보다 백만배는 더 쉽다).
맥용
윈도우용
오른 쪽에 생긴 인스펙터 화면은 말풍선의 색깔이나 그 안의 글씨체나 크기 등을 바꿀 수 있는 메뉴가 가득하고, 아래쪽에 생긴 푸터 바는 화면을 확대하고 축소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하고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스캐플의 기본 기능은 더블 클릭해서 말풍선을 만들고, 말풍선을 드래그해서 다른 말풍선 위에 얹으면 말풍선끼리 연결된다는 것이다. 말풍선 간의 연결을 끊으려면, 연결된 말풍선을 역-드래그해서 원래 말풍선 위에 얹어놓으면 연결이 사라진다.
당장 시도해 보자(맥과 윈도가 똑같기 때문에 맥화면으로 설명한다).
일단 더블 클릭을 연달아 두 번해서 말풍선을 두 개 만든 뒤, 그 중 하나를 드래그해서 다른 말풍선 위에 얹어놓고 마우스에서 손을 떼어 보는 거다.
1) 더블 클릭을 해서 말풍선을 만들고, 내친 김에 하나 더 만든다. 구분을 위해 두 번째 말풍선은 인스펙터를 통해서 색깔을 바꿨다.
스캐플 사용법 예시
2) 말풍선을 끌어다가 다른 말풍선 위에 얹어놓는다.
스캐플 사용법 예시
3) 그러면 말풍선이 다음과 같이 연결된다.
스캐플 사용법 예시
4) 말풍선을 역-드래그해서 돌려놓는다. 어느 말풍선을 사용해도 상관없다.
스캐플 사용법 예시
5) 연결이 해제 됐다.
스캐플 사용법 예시
쉬워도 이렇게 쉬울 수가 없다.
이 기능만 가지고도 얼마든지 인물과 스토리를 구성할 수 있다. 말풍선 안에 글을 쓰고, 오른 쪽에 있는 인스펙터를 활용해서 글씨 크기도 키우고, 풍선 색깔도 바꿔 가면서 자신이 원하는 구성안을 한 번 만들어 보자.
아, 시작 전에 팁하나 투척.
노트들을 많이 만들어야 하는데, 더블클릭이 부담스럽다면 커맨드+엔터를 치면 된다(윈도는 컨트롤 +엔터)
스캐플 사용법 예시
이렇게 만들어 놓은 말풍선들을 마우스로 적당한 곳에 배치하면서 안에 내용을 추가하면 조금 더 편리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 배운 기능과 인스펙터를 이용해서 각자 아래와 비슷한 구성안을 만들어 보자.
스캐플 사용법 예시
그리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여러분이 나보다 더 미니멀리스트라면 스캐플에 대해서 더 이상 배울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여러분이 원하는 것을 구현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구성안에 좀더 디테일을 추가해서 내 자신을 설득시키고, 상대마저 매료시키려면 다음 회차를 기다려 주기 바란다.
그래 봤자, 별 거 없다. 화살표 만드는 법과 연결선 중간에 새로운 말풍선 넣기, 그리고 연결선 위에 글 쓰기, 그리고 스캐플에서 작업한 것을 스크리브너로 드래그해서 옮기기 정도다.
이제는 스캐플을 좀 더 뽀다구나게 사용하는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하겠다. 지금부터 알려주는 것을 잘 따라하면 여러분은 스캐플로 날아다닐 수 있을 것이다.
1) 사진을 넣는 방법 : 그냥 드래그해다가 놓으면 되고, 마우스로 사이즈를 조절하면 된다.
스캐플 활용 예시
2) 그룹으로 이동시키는 방법 : 맥은 커맨드(윈도는 컨트롤)을 누른 상태에서 마우스로 말풍선들을 차례로 선택하거나, 마우스로 한 번에 범위를 지정한 뒤, 마우스로 원하는 위치로 옮긴다.
스캐플 활용 예시
3) 화살표 만들기 : 맥은 옵션(윈도는 알트)을 누른 상태에서 점선을 연결하는 방식과 똑같이 말풍선을 드래그해다가 다른 말풍선 위에 얹어놓는다. 그러면 드래그해 간 방향으로 화살표가 생기고, 그 반대로 한 번 더 하면 쌍방향 화살표가 된다. 화살표를 없애려면 점선을 없애는 방식으로 말풍선을 그냥 드래그 해다가 놓으면 된다.
스캐플 활용 예시
4) 중간 말풍선 삽입 : 말풍선과 말풍선 사이의 연결선에 더블 클릭을 한다.
스캐플 활용 예시
5) 관계에 대한 설명 : 우선 관계를 설명할 말풍선을 각각 커맨드+ 클릭(윈도는 컨트롤+클릭)으로 선택해 준다. 다음 상단 메뉴바에서 Notes > Connection Label을 선택한다. 그러면 설명을 넣을 수 있는 박스가 나오는데, 거기에 설명을 넣고 오케이 한다. 마지막 그림처럼 관계에 대한 설명이 화살표나 점선 위에 표기된다.
스캐플 활용 예시
스캐플 활용 예시
스캐플 활용 예시
6) 스택 쌓기 : 스택은 여기 저기 흩어져 있는 말풍선을 한데 모으는 기능이다. 한데 모을 말풍성들을 커맨드+ 클릭(컨트롤+클릭)을 해놓고 메뉴바에서 Notes > Stack을 선택하면 말풍선이 가지런히 쌓인다.
스캐플 활용 예시
스캐플 활용 예시
7) 백그라운드 쉐입 : 포스트잇 개념으로 화이트 보드에 포스트 잇을 붙여놓고, 거기에 메모를 넣는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우선 메뉴에서 Notes > New Background Shape를 선택하면 스캐플 화면 중간에 포스트 잇이 생긴다. 이 포스트잇 색깔은 인스펙터에서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스캐플 활용 예시
스캐플 활용 예시
그런데 여기서 주의를 해야 한다. 이 포스트잇을 원하는 위치에 옮기려고 하면, 포스트 잇 안에 들어있는 것이 통째로 옮겨진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인스펙터에 자석(Magnettic)설정이 돼 있기 때문이다.
스캐플 활용 예시
스캐플 활용 예시
인스펙터에서 마그네틱을 해제하면, 포스트잇만 옮겨진다(참고로 마그네틱 위에 쉐도우에 체크가 되어 있는 것은 말풍선에 그림자가 드리우게 하는 기능이다).
스캐플 활용 예시
스캐플 활용 예시
그렇게 포스트 잇을 옮겨놓고는 원하는 내용을 집어 넣고는 다시 자석으로 잠근다. 이제는 포스트잇과 그 안의 내용이 한 몸으로 움직이게 된다.
스캐플 활용 예시
스캐플 활용 예시
7) 스캐플을 스크리브너로 옮기기 : 이 기능은 씬 템플릿을 쓰는 영상작가들에게 굳이 필요하지 않은 기능이지만 설명한다. 스캐플에서 범위를 지정한 뒤 드래그해서 스크리브너 바인더 안의 파일에 넣으면, 스캐플의 말풍선 하나하나가 스크리브너의 씬 카드가 된다.
스캐플 활용 예시
스캐플 활용 예시
스캐플 활용 예시
이것으로 스캐플의 주요 기능 설명을 다 마쳤다.
내가 굳이 폰트 크기나 두께, 스타일, 색상 그리고 말풍선 모양과 그 안의 색깔, 테두리 두께 등을 바꾸는 방법을 설명하지 않은 이유는, 여러분이 직관적으로 인스펙터를 통해서 해결 가능하기 때문이다.
스캐플 활용 예시
아마 여러분들은 내가 만든 것보다 더 잘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스캐플 홈페이지에서 제공하고 있는 스캐플 공식 튜토리얼이다.
지금까지 내 매뉴얼을 잘 따라왔다면 이미 내가 대부분 다 소개한 내용이기 때문에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복습이 가능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이 튜토리얼의 순서대로 활용법을 설명했기 때문이다.
이 튜토리얼을 보면 내가 단지 그림 한 두 장으로 설명했을 때 이해가 안 됐던 것이, 연속적인 동작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단박에 이해가 될 것이다.
스캐플 공식 튜토리얼 비디오
우리 같은 작가들에게 스캐플은 인물표와 플롯을 구성하는데 매우 유용하게 쓰인다.
스캐플에서 인물 구성표를 만들 때 점선과 화살표, 스택, 그리고 포스트잇을 잘 활용하면 내가 만든 이야기의 인물들이 한 눈에 보일 것이다. 이것을 PDF나 PNG 파일 등으로 만들어 기획안에 넣어서 제출하거나, 프린트해서 벽에 붙여놓으면 집필할 때 유용할 것이다.
스캐플에서 플롯을 짜면, 백지에 줄거리를 쓰거나 씬 리스트를 만드는 것보다 훨씬 더 입체적 사고가 가능하다. 스캐플은 주요 사건이나 플롯 포인트 등을 중심으로 스토리에 징검다리 놓듯 구성을 할 수 있게 하기 때문에 스크리브너로 작업할 때 말풍선과 말풍선 사이의 연결에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게 만든다. 하지만 씬 리스트나 줄거리를 보고 작업을 하면, 그것들에 의존하게 되면서 스토리가 밋밋하고 충분히 예상 가능하게 만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외 스캐플은 캐릭터 시트를 만들거나, 업무 순서도를 만들 수 있고, 심지어 견적서까지 만들 수 있다.
스캐플 작성에 아이디어를 얻으려면, 구글에서 Scapple을 검색한 뒤 이미지를 보기 바란다. 전 세계 사람들이 스캐플을 어떻게 쓰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